"국내에서는 내가 최고가 되고 싶다."
박강현(19, 삼성생명)은 20일 충북 단양군 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KB국민은행 제 69회 전국 남녀 종합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정영식(23, KDB대우증권)을 4-0(11-8 12-10 11-7 11-7)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예상 밖의 결과였다. 정영식은 국제탁구연맹(ITTF) 12월 랭킹에서 국내 선수 중 가장 높은 13위에 기록된 국내 탁구의 최강자다. 반면 박강현은 지난 7월에 245위에 기록됐다가 현재는 랭킹이 소멸된 실업 1년차 신예다.

하지만 우연은 아니었다. 박강현을 지도하고 있는 삼성생명 이철승 감독은 "왼손잡이면서 힘이 좋아 성장 가능성을 보고 영입했다"며 "고등학교 때 우승을 하지 못하고 실업 1년 차에 우승을 하는 것은 처음일 것이다. 그만큼 지난 1년 동안 2~3배 이상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때만 우승을 못한 것이 아니었다. 박강현은 "초등학교 2학년 때 탁구를 시작했는데, 단식에서 우승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회 중 가장 권위가 있는 대회인 만큼 박강현에게는 영광스러운 우승이었다.
"내가 우승할 줄은 몰랐다"고 밝힌 박강현은 "그래도 우승할 기회가 와서 최선을 다했다. 준결승전에서 (주)세혁이형을 만났는데, 같은 팀 소속이라 더 편하게 했다. 세혁이형을 이기고 결승에 올랐지만, 우승 생각보다 1경기만 이기자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자신감이 완승의 원동력이었다. 국내 최강으로 꼽히는 정영식을 만났지만 주눅 들지 않았다. "영식이형과 경기에 자신감이 있었다"고 강조한 박강현은 "2015년 대표 선발전에서 영식이형을 3-2로 이긴 적이 있다. 영식이형의 기술적인 연결이 좋아 무리해서라도 강하게 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우승으로 박강현은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됐다. 준결승전과 결승전에서 이긴 상대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단식에 출전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박강현은 "올해 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오늘 우승을 해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 내년 대표팀 상비군이 되기도 했는데, 이철승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에서 많이 가르쳐주셨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생애 첫 우승을 했지만 박강현은 다음 목표를 위해 매진할 예정이다. 박강현의 다음 목표는 2020 도쿄 올림픽 출전이다. 그는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다. 출전하게 되면 금메달도 따내야 한다"면서 "중국의 쉬신을 닮고 싶다. 국내에서는 내가 최고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월간탁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