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떠나는 두산, 유일한 대책은 ‘화수분’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2.21 05: 54

두산, 2016시즌 김현수 공백 메우기 최대의 화두
기회 얻은 백업 외야진, 박건우 정진호 활약도 중요
1명으로는 절대 대체할 수 없는 김현수(27)을 잃은 두산이 난관을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집단의 힘’이다. 화수분의 명성을 또 한 번 떨쳐야 공백을 메울 수 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계약에 합의하며 김현수는 한국을 떠나게 됐다. 이에 두산은 기존 선수들의 힘으로 이를 메워야 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현재 시장에 있는 선수들 중 혼자서 김현수가 하던 만큼의 몫을 해낼 수 있는 선수는 없다. 따라서 2명 이상의 선수를 조합해 최대한 보완해야 한다.
올해 백업이었던 외야수들의 출전 기회는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시즌 141경기에서 타율 3할2푼6리, 28홈런 121타점을 기록한 김현수의 자리를 박건우와 정진호, 군에서 제대한 김인태, 이우성, 혹은 새 외국인 타자가 대신해야 한다. 김현수와 같은 성적은 아니더라도 그와의 간극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것이 과제.
박건우와 정진호의 합계 성적은 타율 2할8푼8리, 9홈런 44타점이다. 홈런과 타점이 크게 부족하지만 둘은 김현수보다 283타석을 덜 소화했다. 홈런, 타점은 충분히 늘어날 수 있다. 여기에 김인태, 이우성 등이 힘을 보탤 수 있다. 김태형 감독도 “군에서 제대한 2명(김인태, 이우성)은 1군에서 경쟁이 가능하다“라는 말로 이들의 가능성을 인정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것은 단연 박건우다. 70경기에서 175타석에 들어선 그는 타율 3할4푼2리, 5홈런 26타점으로 훌륭한 타격 자질을 증명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공-수-주를 겸비한 만능 외야수로 인정을 받았고, 김현수의 이적을 틈타 주전으로 도약할 좋은 기회를 얻었다.
다른 측면에서 봤을 때 어쩌면 제일 큰 조각은 새 외국인 타자일지도 모른다. 잭 루츠와 데이빈슨 로메로는 84경기에서 타율 2할4푼(292타수 70안타), 13홈런 53타점을 합작했는데, 새롭게 들어올 외국인 타자가 이를 능가하는 성적을 내면 김현수가 빠진 허전함의 크기도 조금은 작아질 수 있다.
단적인 예로 2014년에 111경기를 뛰며 타율 3할9리, 18홈런 72타점을 거둔 호르헤 칸투급의 성적만 찍어도 올해 본 2명의 외인 타자보다는 낫다. 물론 아직 특정 선수와 구체적으로 협상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구단이 품고 있는 기대치는 칸투 이상일 것이다. 타선의 무게감을 위해 민병헌이 3번에 고정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새 외국인 타자는 4번 타순을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부담도 떠안게 됐다.
지난해 KBO리그에서 활약한 외국인 타자 14명 중 25홈런을 넘긴 것은 5명(35.7%)에 불과했다. 두산의 외국인 타자는 잠실을 홈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25홈런 도달 가능성이 더 낮다. 현실적으로 4번에 고정되며 일정 수준 이상의 타율, 출루율을 유지하면서 20홈런만 돌파해도 꽤 성공적이라는 결론을 낼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김현수의 공백은 꽤 줄어든다. 장기적으로는 화수분 명성을 이을 수 있도록 박건우를 비롯한 외야수들의 활약이 필요하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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