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88둥이', 故 이두환 향한 따뜻한 우정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12.21 05: 55

故 이두환 가슴에 새긴 동기들의 따뜻한 우정
이두환 父, “신경 많이 써줘 정말 고맙다”
1988년생 프로야구 선수들이 올해도 어김없이 모였다. 바로 지난 2012년 12월 대퇴골두육종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난 이두환을 추모하고 암 환우 치료비를 모금하는 자선 호프를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두환아, 사랑愛 일일호프'가 20일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 호프에서 열렸다. 이 행사는 올해로 벌써 3번째를 맞았다. 지난 2006 쿠바 세계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에 대표로 참가해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1988년 동기들, 그리고 비슷한 나이대의 선수들이 모여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에는 김광현, 양현종을 비롯해 이재곤, 이상화, 김재율, 김선빈 등이 참가했다. 또한 이두환 선수의 아버지인 이광남 씨도 처음으로 일일호프를 방문했다.
올해로 일일호프는 이날 오후 5시에 시작됐다. 오픈과 동시에 많은 팬들이 몰려들었고, 자리가 꽉 차자 팬들은 밖에서 번호표를 들고 기다려야 했다. 많은 손님들이 찾아오면서 ‘1시간’ 제한을 두고 호프가 운영됐다. 선수들은 직접 서빙을 하고 팬들의 사인, 사진 요청에 일일이 응했다. 전날(19일) 광주에서 결혼식을 올렸던 양현종도 오후 6시 20분 경 호프에 도착해 일손을 보탰다.
처음으로 일일호프를 직접 찾은 이광남 씨는 “친구들이 이렇게 다 같이 모여서 해주니 고맙다. 아이들이 우리에게 이렇게 잘 한다”면서 “사실 아들 생각이 나서 웬만하면 참석하지 않으려 한다. 그런데 애들이 ‘한 번 와서 하는걸 보시고, 드시고 가라’고 해서 왔다. 저도 올해 처음 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워낙 신경을 많이 써주니까, 말로 표현을 다 못할 정도로 고맙다. 나도 이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항상 참석한다”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매년 양현종과 함께 행사를 기획하는 김광현은 “현종이가 바빠서 이번엔 제가 적극적으로 홍보하려고 했다. 작년에는 제가 미국에 있고 그래서 참가를 못했다”면서 “다음에는 더 큰 장소에서 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일일호프를 통해 모인 수익금은 암 환우의 치료비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한편 88둥이들의 자선호프는 지난 2013년 처음으로 시작됐다. 당초 2012년에도 이두환의 치료비 모금을 위해 자선호프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두환이 세상을 떠나면서 성사되지 못했다. 하지만 동료들은 이두환을 잊지 않고 2년 전부터 자선호프를 시작했다. 든든한 동료들 덕분에 이두환은 여전히 야구팬들에게 잊혀 지지 않고 가슴 속에 남아있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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