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iPS, 타율 0.269-WAR 1.5 예상
'20홈런 가능' 장타력도 기대 이상 호평
볼티모어 입단을 앞두고 있는 김현수(27)에 대한 미 언론의 예상이 쏟아지고 있다. 현지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프로젝션으로 평가되는 ‘ZiPS’도 김현수의 2016년 예상 성적을 내놨다. 참고자료로 흘려 넘길 수도 있지만 흥미로운 몇몇 대목이 짚인다.

ZiPS 프로젝션의 창시자인 댄 짐보르스키는 최근 김현수의 2016년 성적을 예상 분석했다. 짐보르스키는 김현수가 내년 좌익수로 출전해 132경기에서 총 516타수를 기록한다는 가정 하에 타율 2할6푼9리, 출루율 3할3푼6리, 장타율 0.428, 20홈런, 64타점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1.5로 계약 조건에 비하면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
프로젝션이 그대로 맞아 떨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그냥 참고자료다. 강정호(28, 피츠버그)의 경우는 오히려 예상치보다 훨씬 더 좋은 성적을 내기도 했다. 특히 완전히 다른 리그에서 건너 온 김현수의 경우는 기존의 사례 분석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정확한 분석이 더 어렵다. 하지만 이를 자세히 뜯어보면 몇몇 부분을 주목할 만하다. 우선 출루율에 장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은 김현수가 장타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예상이다.
볼티모어 언론들은 출루율이 높은 김현수의 가세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점치고 있다. 볼티모어 타선은 올해 팀 출루율이 MLB 24위에 그쳤다. 힘은 그럭저럭 있었지만 눈이 따라주질 않았다. KBO 리그에서 정교한 타격과 출루율로 이름을 날렸던 김현수에게 가장 큰 기대가 몰리는 대목이다. ‘볼티모어 선’은 “김현수의 통산 기록에서는 볼넷이 삼진보다 더 많다”라고 볼티모어의 선택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ZiPS는 김현수가 내년 84개의 삼진을 당할 것이며, 반대로 볼넷은 49개에 그칠 것이라 예상했다. 볼넷/삼진 비율은 0.58개 수준이다. 물론 이도 분명 괜찮은 수치다. 강정호의 올해 볼넷/삼진 비율은 0.28이었다. 출루율은 3할3푼6리로 예상됐는데 이는 올해 볼티모어의 팀 출루율(.307)보다 훨씬 높다. 3할5푼 이상이 나온다면 대박이지만, 이 정도 수치로도 충분히 자신의 몫은 한다고 볼 수 있다.
눈여겨볼 만한 대목은 장타력이다. ZiPS는 김현수의 당초 홈런 개수를 17개로 설정했다가 최근 들어 20개로 수정했다. 김현수가 중장거리 타자임은 분명하지만 MLB에서 20홈런은 쉽지 않은 성과임에 분명하다. 김현수가 시작부터 20개의 홈런을 때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것은 어쩌면 대담한 예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김현수는 한국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썼다. 볼티모어의 홈구장인 캠든야즈는 잠실보다 규모가 작다. 특히 좌측 펜스와 달리 우측 펜스의 경우 97m로 짧다. 좌타자인 김현수로서는 좀 더 많은 장타를 기대할 수 있는 구조다. 볼티모어도 김현수 영입 당시 이런 점까지 충분히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짐보르스키는 1.5의 WAR을 줬으며 이는 김현수의 2년치 연봉(700만 달러 추정)을 한 시즌만에 상쇄하고도 남는 수치다. 한편 공격 지표에서의 비교대상으로는 1992년부터 2008년까지 MLB에서 활약한 J.T 스노우를 들었다. 견실한 수비력을 갖춘 선수였던 스노우는 MLB 통산 1716경기에서 타율 2할6푼8리, 출루율 3할5푼7리, 장타율 0.427, 189홈런, 877타점을 기록한 중장거리 타자였다. 이 정도 성적만 내도 김현수의 2년 뒤에는 또 다른 좋은 계약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