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배구연맹(KOVO, 총재 구자준)이 중계권 대박을 터뜨렸다. 프로스포츠에서 전례를 보기 드문 5년 계약을 체결했다. 금액도 총액 200억 원, 연평균 40억 원 수준이다. 성장하는 프로배구의 단면을 느낄 수 있는 가운데 배구 발전 측면에서 금액보다 더 큰 의미가 숨어있다는 평가다.
KOVO와 KBS N(대표 최철호)은 21일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서울 호텔에서 ‘프로배구 방송권 계약 체결식’을 갖고 향후 5년간 총액 200억 원의 방송권 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KBS N은 앞으로 5년간 V-리그는 물론 컵대회, 탑매치 등에 주관 방송사로 컨텐츠를 생산한다. 원년 이후 꾸준히 긴밀한 협력 체제를 갖춰왔던 KOVO와 KBS N은 새 시즌이 시작하기 전 새로운 방송권 계약을 전격적으로 체결하며 돈독한 동반자 관계를 재과시했다.
프로배구 시청률은 배구 인기를 등에 업고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남자부 경기의 평균 시청률은 1.04%에 이르렀다. 케이블채널에서 시청률 1%는 괄목할 만한 흥행 수치라고 볼 수 있는데 이를 평균으로 유지한다는 것은 대단한 것으로 평가된다. KOVO는 물론 최철호 KBS N 사장도 “배구가 동계스포츠의 대표적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방송권은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번 계약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실제 프로배구 방송권은 2005년 원년 이후 꾸준히 상승하며 ‘불황’을 무색케 했다. 2005년 원년 당시에는 지상파 3사가 각각 1억 원씩을 내 총액 3억 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그 후 지속적으로 금액이 상승해 2013-2014시즌 당시 새 계약을 맺을 때는 3년 100억 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이번 계약으로 연 평균 40억 원까지 치솟았다. 원년과 비교하면 10년 사이에 13배 가량이 상승한 것이다.
대개 방송권 계약은 시즌이 끝난 뒤 협상이 들어가 여름쯤 끝난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올 시즌이 절반도 지나가기 전 전격적으로 협상 타결이 이뤄졌다. 그만큼 KBS N도 프로배구의 컨텐츠 흥행력에 대해 만족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KOVO도 소모적인 논쟁 없이 방송권 계약을 맺어 좀 더 수월하게 향후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
단순히 금액보다 더 큰 의미가 곳곳에 숨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KOVO의 한 관계자는 “현재 KOVO와 KBS N은 컨텐츠를 공동 기획하고 있다. KOVO가 운영을 하고, KBS N은 중계만 하는 그런 시스템이 아니다. 같이 기획하고 고민하는 단계다. 이런 상황에서 5년이라는 시간은 장기적인 리그 운영과 방송 컨텐츠 생산에 도움이 된다. 또한 미래지향점 사업을 같이 고민하고 추진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졌다”라고 만족했다.
이에 KOVO는 최근 역점을 두고 있는 유소년 지원 사업은 물론 국가대표 지원 사업까지 긴 호흡을 가지고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KOVO는 최근 유소년 지원 사업에 예산을 대폭 증액하는 등 프로배구는 물론 한국배구의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KBS N은 앞으로 KOVO가 주최하는 유소년 배구 대회도 중계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졌던 유소년 배구의 저변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장기적 파트너십이 줄 수 있는 안정감이다.
한국배구연맹과 KBS N은 이번 계약을 통하여 경기 공정성 제고뿐만 아니라 수준 높은 중계방송을 안방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방송장비에 대한 투자를 늘려 프로배구 컨텐츠 강화에 주력할 예정이다. 또한 프로배구의 근간이 되는 유소년 배구대회 및 국가대표팀 경기도 중계방송 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하기로 하는 등 프로배구뿐만 아니라 한국배구 전체의 발전을 위해 양사가 힘을 모으기로 하였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