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니퍼트 모두 느긋한 자세
150만 달러 받았던 니퍼트는 삭감 가능성도
김현수(27)를 보낸 두산 베어스가 반드시 잡아야 할 두 선수와의 재계약도 성탄절 이후에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FA 자격을 취득한 오재원, 그리고 재계약 의사를 통보한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와 계약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둘 모두 크리스마스 이전에 재계약하기는 쉽지만은 않다. 둘 중 하나만 놓치더라도 두산은 치명적인 전력 약화를 피할 수 없다.
전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는 오재원은 급하게 나서지 않고 있다. 원 소속구단인 두산과의 협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김태룡 단장은 "오재원이 몸을 좀 추스르고 천천히 보자고 했다. 퇴소하고 하루 뒤에 구단 사무실로 찾아와 인사만 하고 갔다. 좀 더 쉰 뒤에 연락하겠다고 하더라"고 이야기했다.
구체적인 시기는 언제가 될 가능성이 클지 묻자 김 단장은 "크리스마스 이전에 연락이 올 것 같지는 않다"고 예측했다. 김현수의 미국 진출로 인해 오재원에게 줄 금액이 달라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김현수와는 관련이 없다. 처음 생각했던 금액으로 갈 것 같다"고 답했다.
니퍼트와의 재계약도 하루아침에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에이전트의 연락이 없다. 에이전트는 당연히 버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양 측은 지난해에도 크리스마스를 넘긴 12월 29일에 계약한 바 있다.
문제는 금액이다. 니퍼트가 이번 시즌 150만 달러로 KBO리그 외국인 선수 최고 대우를 받았던 것은 지난해 14승 7패, 평균자책점 3.81로 마운드를 지킨 것을 포함 4년 동안 52승을 거둔 에이스였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포스트시즌에 역대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지만 정규시즌에는 3개월이나 쉬며 6승 5패, 평균자책점 5.10로 부진했다.
이에 두산은 몸값을 깎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구단의 고위 관계자 역시 "니퍼트가 사무실에 왔을 때 삭감 요인이 분명 있다고 말해줬다"며 선수와 에이전트의 요구를 100% 맞춰줄 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물론 니퍼트 역시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구단의 생각에 무조건 동의할 필요는 없다.
한편 외국인 타자 영입은 기존 선수들과의 계약보다 더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마이애미 말린스와 계약한 댄 블랙은 kt에서 풀렸더라도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김 단장은 "(풀렸더라도) 김태형 감독이 블랙엔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우리 팀에는 지명타자로 쓸 선수가 이미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 좋은 선수가 별로 없다"며 새 외국인 타자를 찾는 과정이 쉽지는 않다는 것을 넌지시 드러내기도 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