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의 전설이 추락했다. 프랑스의 대표팀 선수 출신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까지 올랐던 미셸 플라티니(60)가 축구계에서 8년 동안 추방을 당하게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윤리위원회는 21일(이하 한국시간) 플라티니 회장에게 자격 정지 8년과 8만 스위스 프랑(약 9500만 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지난 10월 8일부터 90일의 임시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던 플라티니 회장은 복귀를 강력하게 원했지만, 이번 징계로 8년 동안 축구계에서 발을 빼야 하게 됐다.
징계 사유는 부당한 돈거래다. 플라티니 회장이 같이 징계를 받은 FIFA 제프 블라터 회장으로부터 2011년 200만 스위스 프랑(약 24억 원)을 받았는데, 타당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블라터 회장의 자문을 맡았던 1998년부터 2002년까지의 임금이라고 답변했지만, 임금을 9년이 지나서야 받은 것은 타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설의 추락이다. 프랑스 축구대표팀 출신으로 유로 1984 득점왕에 올랐던 플라티니 회장은 FIFA 발롱도르가 출범하기 전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사상 첫 3회 수상을 한 인물로, 프랑스 정부로부터 샤발리에(기사) 칭호와 명예 훈장 등을 받았다. 게다가 프랑스 대표팀 감독, 프랑스축구협회장 등을 역임하며 선수로서, 행정가로서 입지를 크게 넓히기도 했다.
플라티니 회장의 40년 이상 공든 탑이 무너진 건 그가 우두머리로 있는 UEFA에도 치명적이다. 당초 UEFA는 FIFA 회장 후봉로 나선 플라티니 회장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물론 90일 임시 자격정지 징계 이후 지아니 인판티노 사무총장을 후보로 추대해 플라티니 회장과 거리감을 두었지만, 인판티노 사무총장의 힘이 국제적으로 플라티니 회장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플라티니 회장의 차기 FIFA 회장 선거 제외는 다른 후보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FIFA 차기 회장 선거에는 알리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 바레인의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 프랑스의 제롬 샹파뉴 전 FIFA 국장, 스위스의 지아니 인판티노 사무총장, 남아프리카 공화국 정치인 토쿄 세콸레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UEFA 회원국은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10월 집행위원회의 결정대로 인판티노 사무총장이 FIFA 회장이 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할 것인지, 캐스팅 보트가 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알 후세인 왕자와 알 칼리파 회장이 차기 선거에서 각축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는데, 알 후세인 왕자는 반(反) 블라터 회장 세력이고, 알 칼리파 회장은 친(親) 블라터 회장 세력이다. UEFA는 지난 5월 FIFA 회장 선거에서 플라티니 회장의 결정으로 알 후세인 왕자를 지지한 바 있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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