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부진이 고질적인 엔지니어링 중심의 문화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21일(한국시간) 로이터는 삼성전자의 전·현직 실무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혁신 부재 원인을 삼성전자의 내부 문화 때문이라고 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 신문이 인터뷰 한 삼성전자의 전·현직 실무자들은 하나같이 엔지니어링 중심 문화가 스마트폰 사업 지원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플랫폼 개발에 대한 많은 노력을 좌절시켰다고 입을 모았다. 하드웨어를 우선하는 마인드가 최근 몇 년간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플래폼 개발을 저지해 왔다는 것.

전·현직 실무자들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플랫폼을 대신할 것들을 제시하는 고위 간부층에 대해 불신이 팽배하다“며 “아직도 우리는 '박스'를 어떻게 팔 수 있는지에 집중하고 있다"며 '박스를 판다'는 말로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우선 문화를 비판했다.
또, 그들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부서간의 오버랩과 혼선도 언급했다. 단기적으로 하드웨어의 영광을 누리기 위해 이에 집중하려는 부서와 장기적으로 소비자 가치와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려는 부서간의 협업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것.
‘갤럭시S4’ 론칭을 준비하던 전 직원은 당시, 자신의 팀이 회사 내부가 아닌 핸즈 프리 앱을 개발한 외부 회사로부터 배움을 얻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한 직원은 “삼성전자의 고위 관리직은 본질적으로 소프트웨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소프트웨어는 전혀 다른 경쟁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어떤 것 보다도 하드웨어가 낫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문화 하에 탄생한 소프트웨어는 역시 시장의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3월 메시지 서비스 챗온(ChatON)을 론칭했으나 존재감은 미비하며 사용자 또한 찾아보기 힘들다. 또, 유튜브 대항마로 내세운 밀크비디오 앱은 결국 지난 해 11월 빛을 발하지 못한 채 서비스를 중단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깨달은 듯, 변화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모바일 결제 시스템 ‘삼성 페이(Samsung Pay)’와 스마트홈 컨트롤 플랫폼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선보인 것. 내년자체 개발 OS ‘타이젠’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1일 IM부문 무선사업부 사령관을 신종균 사장에서 고동진 부사장으로 교체했으며 무선사업부 탄생 이래 최초로 개발실을 하드웨어 부문과 소프트웨어 부문 2개로 나눠 운영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업무 역량 집중을 시작했다는 방증인 셈이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점차 성숙해져 성장률이 감소하고 있으며 안드로이드OS 기반의 하드웨어 시장은 중국의 화웨이와 같은 업체가 가격 경쟁력을 갖춘 프리미엄 제품을 속속 선보이며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하드웨어에만 집중하다가는 경쟁 업체들에게 파이를 빼앗기고, 닭 쫓던 개가 지붕만 쳐다보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f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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