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김주성, 전인미답 일천 블록슛 -2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12.23 06: 45

김주성(36, 동부)에게는 또 다른 블록슛이지만, 프로농구에 큰 역사적인 장면이 탄생할 전망이다.
김주성은 지난 20일 87-82로 승리한 안양 KGC인삼공사전에서 9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이날 블록슛 두 개까지 더한 김주성은 정규리그 통산 998블록슛을 기록, 역대최초 일천 블록슛에 단 두 개만 남겼다. 최근 5경기서 김주성은 모두 블록슛을 기록, 평균 1.2블록슛을 기록 중이다. 지금의 추세라면 24일 전자랜드 원정경기 늦어도 26일 LG와의 원주 홈경기서 대기록을 달성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김주성은 유독 전자랜드를 상대로 대기록을 달성했던 적이 많다. 지난 1월 6일 김주성은 인천 원정경기서 전자랜드를 상대로 정규리그 통산 리바운드 2위에 올랐다. 김주성은 1쿼터 종료 1분 8초를 남기고 공격리바운드를 잡아 조니 맥도웰의 3829개를 3위로 밀어냈다.

기록달성 후 전자랜드의 행보는 그야말로 감동이었다. 전자랜드는 홈팀 선수도 아닌 김주성의 대기록을 살뜰히 챙겼다. 기록달성 후 전자랜드 장내 아나운서는 대기록 달성사실을 관중들에게 알려 그 순간을 기념했다. 전자랜드는 하프타임에 유도훈 감독이 직접 나서 김주성에게 축하의 꽃다발을 선사했다. 또 기록이 달성된 공을 김주성에게 선물했다. 승패를 떠나 대승적 차원에서 큰 업적을 이룬 후배를 축하해줬다.
현장에서 챙겨준 축하였기에 김주성에게 더욱 의미가 컸다. 인천 팬들 역시 김주성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농구코트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김주성은 "홈코트가 아닌 어웨이서 축하를 받게 됐다. 인천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며 감동한 모습이었다. 전자랜드의 동업자 정신도 빛났다.
원정경기서 대기록을 달성하는 장면도 물론 좋다. 하지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김주성이 26일 원주 홈경기서 대기록을 달성하는 것이다. 동부는 올 시즌부터 홈구장에 김주성의 블록슛 기록을 따로 계시하고 있다. 그만큼 김주성의 기록이 대단히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동부는 김주성이 기록을 달성할 경우 축하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동부 관계자는 “프로농구에서 처음 있는 1천 블록슛이다.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반겼다.
외국선수가 지배하는 프로농구에서 호쾌한 블록슛은 국내선수와 인연이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이런 편견을 과감하게 깬 선수가 바로 김주성이다. 높이가 있다고 아무나 블록슛을 할 수 없다. 김주성은 205cm의 좋은 신장과 상대 슛 타이밍을 읽어내는 기술이 더해져 ‘블록슛 장인’으로 거듭났다.
1천 블록슛이란 수치는 과연 어느 정도로 잘해야 달성할 수 있는 숫자일까. 김주성은 2002년 전체 1순위 데뷔 후 동부의 전신 TG삼보를 포함해 14시즌 연속으로 활약했다. 그는 경기 당 평균 1.6블록슛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은 김주성은 식스맨으로 뛰지만, 지난 시즌까지 부동의 주전으로 시즌 평균 47경기에 출전했다.
KBL 정규리그 통산 1만 3231득점과 5235리바운드로 모두 압도적 1위인 서장훈도 블록슛만큼은 김주성에게 한 수 접는다. 역대 블록슛 2위 서장훈은 463개로 김주성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443개의 재키 존스가 3위고, 415개의 찰스 로드가 4위다. 외국선수들이 평균 수치는 더 높지만, 아무도 김주성의 꾸준함에는 범접하지 못했다.
프로농구 역사의 증인이 되고 싶다면 김주성의 경기를 직접 관람하는 것은 어떨까. 김주성은 우리 리그의 하킴 올라주원이고, 디켐베 무톰보다.
[KBL 정규리그 통산 블록슛 순위]
1. 김주성 998개, 평균 1.59
2. 서장훈 463개, 평균 0.67
3. 재키 존스 443개, 평균 2.64
4. 찰스 로드 415개, 평균 1.74
5. 허버트 힐 412개, 평균 2.17
6. 자밀 왓킨스 332개, 평균 2.0
7. 애런 헤인즈 330개, 평균 0.91
8. 마르커스 힉스 329개, 평균 3.07
9. 하승진 314개, 평균 1.32개
10. 윤호영 293개, 평균 1.05개
11. 조니 맥도웰 317개, 평균 0.92
12. 브라이언 던스톤 283개, 평균 2.62
13. 로드 벤슨 273개, 평균 1.11
13. 무스타파 호프 273개, 평균 1.65
15. 리카르도 라틀리프 270개, 평균 1.39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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