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롯데 선수 투타 1명씩 2015년 리뷰를 씁니다. 2015년 롯데 투수 중 1군 경험이 있는 선수는 27명, 야수는 39명입니다. 롯데를 떠난 선수를 제외한 선수 전원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투수는 이닝 순, 야수는 타석 순으로 연재됩니다.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황재균(28)에게 2015년은 중요한 해였다. 2014년부터 장타력을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고, 그에 맞춰 2015년을 준비하며 체중을 8kg나 불렸다. 원래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이라 겨울동안 비싼 소고기를 계속 섭취했고, 먹는 데만 적지 않은 돈을 썼다.
그렇지만 효과는 확실했다. 전반기 황재균은 리그 최고의 3루수라고 불러도 전혀 아깝지 않았다. 2014년 타율 3할2푼1리 12홈런 76타점으로 타격에 눈을 떴던 황재균은 2015년 전반기에만 홈런 22개를 날렸고, 올스타 홈런 레이스에서는 쟁쟁한 경쟁상대를 물리치고 1위를 차지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후반기 성적하락이 더욱 극적이었다. 극적인 성적향상에 성공했던 전반기 기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 대한민국 우승을 견인했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지만 포스팅에 실패하면서 내년에도 롯데에서 뛰게 됐다.
- 2015년 리뷰
최종성적은 144경기 타율 2할9푼 26홈런 97타점이다. 홈런과 타점 모두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또한 전경기 출장기록을 이어가면서 철인 이미지를 굳혔다.
전반기 황재균은 리그 최고의 3루수였다. 당시 황재균은 타율 3할6리 22홈런 65타점으로 활약했다. 박병호가 홈런 30개, 테임즈가 28개를 같은 기간 동안 쳤다. 그리고 OPS는 0.949로 리그 9위였다.
시즌을 앞두고 근육량을 늘린 게 제대로 효과를 봤다. 그렇지만 후반기는 성적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타율은 2할6푼7리에 홈런 4개, 타점은 32점이었다. 전반기까지는 30홈런 3루수를 꿈꿨지만, 후반기에는 4개를 추가하는데 그쳤다.
전경기 출장기록을 이어간 것이 무리가 됐다는 분석도 있다. 황재균은 2012년 이후 4년 연속 전경기 출장을 달성했다. 현역선수 가운데 단연 1위다. 하지만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날에도 휴식 없이 경기에 나서야 한다는 건 보통 체력으로는 버티기 힘들다. 무리한 전경기 출장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이야기가 선수들 사이에서도 나왔다.
2015년 황재균은 리그 톱 3루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최정, 박석민 양강구도를 깰 만한 유력한 후보가 황재균이다. 올해 전까지 홈런 18개가 최고였던 황재균은 이제 30홈런 타자로까지 성장이 기대된다.
- 최고의 날
황재균은 전반기 자신의 홈런 기록을 하나씩 갈아치웠다. 4월 25일 사직 삼성전에서는 홈런 2방을 날리며 난타전 승리를 이끌었고, 5월 31일 울산 한화전은 데뷔 첫 연타석 홈런을 터트렸다. 6월 17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시즌 18호 홈런으로 65경기 만에 2009년 종전 최다홈런 타이를 이뤘고, 6월 23일 사직 삼성전에서는 차우찬으로부터 홈런을 터트려 19호 홈런으로 69경기만에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7월 18일에는 올스타전에서 황재균은 에릭 테임즈와 결승전에서 만나 11-2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데뷔 첫 올스타 홈런레이스왕에 오르기까지 했다. 전반기 많은 날들은 황재균에게 수많은 '데뷔 첫'을 선사했다.
- 최악의 날
시즌이 끝난 뒤 황재균은 메이저리그에 나가고 싶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구단은 고민 끝에 손아섭에게 먼저 기회를 주고, 만약 실패할 경우 황재균에게 포스팅 시장에 나갈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메이저리그 도전은 롯데 간판선수 2명에게 상처가 됐다. 11월 21일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미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황재균은 귀국 직후인 23일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훈련소에 입소했다. 훈련소에서 손아섭-황재균에 대한 포스팅이 진행됐고, 둘 다 무응찰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 2016년 프리뷰
황재균은 내년에도 장타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걸 분명히 했다. 올해 전반기까지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이번 겨울에는 한 시즌을 버틸 체력을 키우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만약 황재균이 내년에도 올 전반기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데뷔 첫 골든글러브 수상도 먼 이야기만은 아니다. 게다가 내년 시즌을 마치고 황재균은 FA 자격을 얻는다. 확실한 동기부여 요소가 있는 셈이다. 메이저리그 포스팅 실패도 황재균에게는 적잖은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