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다, 결국 MLB의 선택 못받아
이대호, 1월 이후 협상 장기화 전망
소프트뱅크 출신으로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선언했다는 공통점이 있었던 이대호(33)와 마쓰다 노부히로(32)의 행보가 일단 갈렸다. 마쓰다는 소프트뱅크 유턴을 선언한 반면 이대호는 MLB 도전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1월까지 가는 장기전은 불가피해 보인다는 시각도 있다.

마쓰다는 24일 소프트뱅크와 4년 계약을 맺고 유턴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마쓰다의 계약 조건은 언론 보도에 따라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최소 4년 16억 엔(약 156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런 저런 옵션을 모두 포함할 경우 20억 엔(약 195억 원) 이상이라는 보도도 있다.
마쓰다는 이번 유턴에 대해 “오 사다하루 회장의 연락을 받았다”라면서 구단의 적극적인 구애가 하나의 원인이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꿈과 현실 사이에서 현실을 선택한 모양새가 됐다. 미국과 일본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MLB 몇몇 팀과 논의를 나눈 마쓰다는 자신의 마음에 드는 조건을 제시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샌디에이고가 1년 보장에 1년 옵션 계약을 제시한 것이 가장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1년 옵션조차 선수가 아닌 구단이 가지려고 했던 것이 결렬의 결정적인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중심타선을 이끌었던 마쓰다와 이대호는 타격 성적에서는 비교할 만한 구석이 많았다. 마쓰다는 올해 143경기에서 타율 2할8푼7리에 35홈런과 94타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정확도 등 전체적인 측면에서 이대호의 타격이 더 낫다는 분석이 많았지만 마쓰다의 경우 수비 쓰임새는 더 좋다는 각기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MLB는 마쓰다의 능력에 확신을 갖지 못했다.
이대호의 계약에 어떤 시사점을 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대호와 마쓰다는 다른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대호도 아직까지는 흡족할 만한 제안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MLB 이적시장은 예상보다 더디게 흘러가고 있고 여건상 ‘틈새 시장’을 찾아야 하는 이대호가 아직까지 움직일 단계는 아니라는 것도 중론이다. 다만 마쓰다에 대한 홀대가 이대호 협상 기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마쓰다와는 다르게 이대호는 아직 일본이나 한국 유턴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계약과는 무관하게 개인 훈련을 하며 내년에 대비한다는 심산이다. FA 선수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예상되는 1월 초가 지나면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평가다. 여전히 타격 능력이 좋은 거포 자원을 노리는 팀은 적지 않은 까닭이다. ‘제1목표’를 잡지 못한 팀들이 이대호의 거취를 눈여겨볼 가능성은 충분하다.
다만 소프트뱅크 또한 여전히 이대호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연간 5억 엔(약 49억 원) 이상의 제안은 확실시된다. 마쓰다가 했던 고민을 이대호도 공유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마쓰다가 유턴으로 발걸음을 옮긴 상황에서 이대호의 MLB 진출 전선이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는 더 흥미로워졌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