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야수 리뷰5] 손아섭, 시련과 아픔의 2015년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2.27 07: 03

손아섭, 부상.개인사.포스팅 삼중고
야구계 소문난 악바리...2016년 기대
매일 롯데 선수 투타 1명씩 2015년 리뷰가 연재됩니다. 2015년 롯데 투수 중 1군 경험이 있는 선수는 27명, 야수는 31명입니다. 롯데를 떠난 선수를 제외한 선수 전원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연재는 투수 이닝 순, 야수 타석 순입니다.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27)에게 2015년은 역경과 시련이 가득했다. 개인사로 고생했고, 부상 때문에 만족스러운 성적도 얻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지만, 포스팅 시장에서 아픔도 맛봤다. 
손아섭은 이대호 이후 롯데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꾸준하게 올렸던 선수다. 2010년 처음으로 3할 타율을 달성한 뒤 올해까지 6년 연속 이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통산타율 3할2푼3리는 현역선수 가운데 1위, 역대 2위에 해당한다. 팀 선배이기도 한 장효조(.331)만이 타율에서 손아섭 앞에 있는 선수다. 덕분에 손아섭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구단 자체 MVP에 뽑혔었다.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수상했지만 올해는 둘 다 다른 선수에게 넘겨줬다. 
- 2015년 리뷰
그렇다고 해서 손아섭이 2015년 나쁜 성적을 거둔 건 결코 아니다. 타율 3할1푼7리에 13홈런 54타점을 올렸다. 여전히 팀 내에서 타율 1위이며, 6년 연속 타율 3할이라는 값진 기록도 달성했다. 또한 10월 2일에는 넥센 히어로즈 전에서 1000안타 고지를 밟았는데, 이는 역대 75번째 기록이다. ‘손아섭’이라는 이름에 기대하는 성적이 있기 때문에 아쉽게 느껴질 수 있다. 
굴곡이 많았던 시즌이다. 4월까지 타율 2할4푼5리에 그치면서 최악의 출발을 했다. 5월 2일 한화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면서 타율 2할3푼3리, 6년 만에 가장 낮은 타율까지 기록했다. 부진 속에 스스로 긍지로 여겼던 롯데 3번 타자 자리까지 황재균에게 내줄 수밖에 없었다.
5월에는 극적으로 반전에 성공했다. 월간타율 3할8푼6리로 살아났고, 타율도 3할9리로 다시 3할의 벽을 넘어섰다. 문제는 5월 26일 SK전이었다. 경기 도중 강한 스윙으로 오른쪽 손목에 통증을 느꼈다. 부상 직후에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 출전을 계속했지만 상태는 심각해져갔다. 결국 손아섭은 6월 9일 2군으로 내려갔고, 7월 10일에야 1군에 돌아오게 된다. 
7월에는 개인사로 괴로워했다. 이런 일들이 겹치면서 몸과 마음 모두가 지쳤다. 8월 마음을 다잡고 다시 월간타율 3할8푼2리로 성적을 끌어 올렸고, 시즌 타율도 3할2푼7리까지 올라갔다. 문제는 9월이었다. 5강 싸움이 한창일 때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고 말았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구단에 요청, 포스팅 시장에 나갔지만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그에게 응찰한 구단은 한 군데도 없었다. 
- 최고의 날 
힘겨운 시즌이었지만, 손아섭에게 의미 있는 기록들도 적지 않게 나온 해였다. 우선 10월 2일 넥센전에서 나온 1000안타는 손아섭이 시즌 내에 꼭 달성하고 싶어 했던 기록이다. 손아섭이 1000안타를 기록한 건 데뷔 후 851경기 만인데, 이는 역대 3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경기당 1개 넘게 안타를 쳐야만 달성 가능하다. 가장 빨랐던 1000안타는 이종범이 2003년 779경기만에 달성했고, 이병규(LG)가 2004년 822경기 만에 돌파해 역대 2위에 올라 있다. 손아섭은 양준혁(857경기)보다도, 김현수(887경기)보다도 적은 경기를 하고 1000안타를 넘겼다. 
또한 손아섭은 8월 27일 넥센전에서 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 기록까지 이어갔다. 연속시즌 세 자릿수 안타는 양준혁이 16시즌으로 1위, 박한이가 14시즌으로 2위, 이승엽이 12시즌으로 3위다. 역대 롯데 선수 중에는 이대호가 8년 연속 이를 달성해 기록을 갖고 있다. 올해 만27세인 손아섭은 KBO리그에 깊은 발자국을 여러 개 남겼다. 
- 최악의 날
야구인 손아섭에게 최악의 날이라면 5월 26일 SK전이었다. 5회 3번째 타석에서 스윙 도중 오른쪽 손목에 통증을 느꼈다. 다음 타석에서 임재철과 교체됐고, SK 원정 3연전에는 더 이상 출전하지 않았다. 
손아섭의 손목은 출전이 가능할 정도가 아니었다. 하지만 바로 다음 한화 3연전에서 대타로 3경기 연속 출전했고, 6월 2일과 3일 삼성 2연전에 모두 선발로 출전해 무안타에 그쳤다. 그리고 6월 6일 KIA전은 대수비로, 7일에는 대주자로 출전했다. 
결국 손아섭은 뒤늦은 6월 8일에야 1군에서 말소됐다. 그가 1군에 돌아온 것은 7월 10일, 손아섭이 6월 결장하면서 롯데도 성적이 급락했다. 복귀 시점을 두고 트레이너와 감독의 의견이 맞지 않았고, 잡음은 계속해서 나왔다. 
역대 최다인 골든글러브 5연속 수상을 노렸던 손아섭이지만 이 부상으로 무산됐다. 1개월 넘게 결장하면서 말이다. 손아섭도 “손목부상은 처음 당해서 너무 쉽게 생각했다. 내 고집을 부려서 트레이너들께 가장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며 후회했다. 
- 2016년 프리뷰
손아섭은 야구계에 소문난 악바리다. 만족스럽지 못했던 2015년과 포스팅 시장에서의 아픔은 그를 담금질할 것이 분명하다. 기초 군사훈련을 받고 퇴소한 손아섭은 구단을 통해 “시범경기 전까지 인터뷰를 사양하고 싶다”고 말했다. 말보다는 행동, 그리고 성적으로 말하고 싶다는 걸 암시한다. 
조원우 감독도 “손아섭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자존심이 강하고 심지도 굳세 굴욕을 실력으로 극복할 줄 아는 선수다. 그가 메이저리그에 재도전하게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만약 2년 뒤 FA 자격을 얻어 다시 나선다면 앞으로 2년 동안 확실한 성적을 거둬야 하는 건 본인이 누구보다 잘 안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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