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투수 리뷰5] 홍성민, 3년 전 안 왔음 어쩔 뻔 했나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2.27 07: 04

흔들린 롯데 불펜 지탱한 ‘마당쇠’
스플리터는 OK, 좌타자 상대 숙제
매일 롯데 선수 투타 1명씩 2015년 리뷰가 연재됩니다. 2015년 롯데 투수 중 1군 경험이 있는 선수는 27명, 야수는 31명입니다. 롯데를 떠난 선수를 제외한 선수 전원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연재는 투수 이닝 순, 야수 타석 순입니다.

롯데 자이언츠는 2012년 시즌이 끝난 뒤 FA 자팀 선수 협상에서 김주찬과 홍성흔을 잡지 못한다. 김주찬이 KIA 타이거즈와 계약을 하면서 롯데는 보상선수를 데려올 수 있게 됐다. 의외로 불펜에서 48경기에나 나와 활약을 한 신인 홍성민(26)이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졌고, 롯데는 고민 없이 그를 선택했다. 홍성민은 김주찬 보상선수로 롯데에 와 홍성흔이 달던 ‘49번’을 선택한다. 
이후 홍성민은 롯데 불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 잡았다. 2013년에는 25경기, 2014년 14경기에 출전하면서 경험을 쌓았고 2015년에는 무려 불펜으로만 67경기에 등판하기에 이른다. 팀 내 불펜투수 중 최다출전이다. 여기에 82이닝을 소화하면서 데뷔 후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기도 했다. 
- 2015년 리뷰
스프링캠프에서 홍성민은 선발투수 보직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kt 위즈 개막 2연전 이후에는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롯데 불펜은 첫 2경기에서부터 불안감을 노출했다. 결국 코칭스태프는 홍성민을 불펜으로 돌리는 대신 이상화와 심수창을 선발로 기용하기로 결정했다. 
홍성민은 제 몫을 다 했다. 67경기에서 4승 4패 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3.95를 기록했다. 쉽게 말해서 감독이 필요한 순간 가장 쉽게 부를 수 있는 선수였고, 또 그만큼 성과를 보여줬다. 올해 롯데 투수들 중 가장 많은 54명의 주자를 물려받은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2015년을 앞두고 커브 대신 스플리터를 결정구로 장착했고, 좌타자나 우타자 가리지 않고 제대로 통하면서 활약할 수 있었다.  
아무리 선발투수가 부족해도 홍성민은 불펜에만 머물렀다. 구단에서는 홍성민을 불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판단했다. 결국 홍성민은 2015년 불펜에서 최다출전과 최다이닝을 기록했다. 당연히 고과도 높을 수밖에 없다. 
- 최고의 날 
8월 15일 광복절, 롯데는 목동구장에서 넥센 히어로즈와 대결을 펼쳤다. 롯데는 0-3으로 끌려가다 8회초 손아섭이 한현희로부터 투런포를 뽑아내 2-3으로 따라갔다. 그리고 9회초 2사 1루에서 이번에는 강민호가 손승락으로부터 역전 투런포를 때렸다. 
문제는 9회말이었다. 정대현은 선두타자 박동원에게 볼넷을 내줬고, 롯데 벤치에서는 홍성민을 냈다. 홍성민은 희생번트로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대신 1사 2루로 상황을 바꿨다. 여기서 홍성민은 브래드 스나이더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 1사 1,2루 위기를 자초한다. 다음 타순은 유한준과 박병호, 홍성민은 가슴이 터질 듯 벅찬 긴장감 속에서 두 타자를 연달아 스플리터로 삼진아웃 처리했다. 올해 홍성민의 가장 극적인 경기이자 유일한 세이브를 거둔 날이었다. 
- 최악의 날 
사실 홍성민은 박병호에게 유독 약한 투수다. 올해 박병호를 상대로 8번 만나 안타 5개와 홈런 2개, 볼넷 1개를 내줬다. 탈삼진은 딱 하나인데 그게 광복절 27번째 아웃카운트였다. 그로부터 13일이 지난 8월 28일, 롯데와 넥센은 사직구장에서 다시 만났다. 롯데는 4-0으로 앞서가다 6회 3점을 내줬고, 7회 다시 2사 만루 위기에 처했다. 
타석에는 박병호가 등장했고, 롯데 벤치에서는 13일 전 기억을 떠올리며 홍성민을 천적 앞에 세웠다. 이번에는 벤치에서 기대했던 것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홍성민은 볼카운트 1볼에서 다시 스플리터를 던졌는데, 한가운데 몰리면서 역전 만루포를 허용하고 말았다. 7-4 역전, 결국 롯데는 9-5로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 2016년 프리뷰
내년에도 홍성민은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할 예정이다. 올해 홍성민이 지킨 승리가 몇 번이나 되는지 셀 수 없다. 그만큼 믿음직스러운 선수고, FA 시장에서 불펜을 보강했지만 홍성민과 같은 유형의 선수는 반드시 필요하다. 
중요한 건 올 겨울 건강관리다. 불펜투수로 너무 많이, 또 자주 던졌기에 보강운동은 필수다. 9월 초 홍성민은 허벅지 통증으로 1군에서 빠져 잠시 우려를 낳기도 했다. 
좌타자 공략도 필수다. 홍성민은 올해 홈런 8개를 모두 우타자에게 맞았지만, 피안타율은 좌타자(.324)쪽이 우타자(.261)보다 훨씬 높았다. 올해 유용하게 던진 포크볼은 제대로 먹혔지만, 좌타자에게 효과적으로 통할 체인지업은 실투가 많았다. 이번 겨울 홍성민의 과제 중 하나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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