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 고민했던 kt, 다양한 선수 시험
심우준-김민혁 등 젊은 피 성장은 수확
kt 위즈의 백업 선수들은 올 시즌 어디까지 성장했을까.

1군 첫 진입을 앞둔 지난해 kt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백업 선수 키우기’였다. 특별지명, FA를 통해 주전 선수들을 한 명씩 영입했지만 kt의 고민을 완전히 덜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올 시즌 퓨처스리그 때부터 성장을 거듭했던 젊은 선수들,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선수들을 골고루 기용하며 첫 시즌을 치렀다. kt가 사용한 라인업의 개수만 무려 133개. 총 34명의 야수들이 타석에 들어섰다. 그렇다면 백업 선수들의 성장세는 어땠을까.
먼저 내야수 중에서 백업으로 가장 많은 경기를 뛴 건 유격수 심우준이었다. 심우준은 개막 엔트리 합류 이후 106경기에 출전하며 박기혁의 뒤를 받쳤다. 개막 엔트리 합류 이후 9월 20일 경기까지 계속해서 1군에서 뛰었다. 그리고 9월 22일 발목 통증으로 처음 1군에서 제외됐다. 공격에선 타율 1할6푼9리로 저조했지만 백업 선수 중 가장 안정적인 수비로 꾸준히 기회를 얻었다. 특히 베테랑 박기혁의 체력 안배를 도우며 잊지 못할 1군 데뷔 시즌을 보냈다.
시즌 후반에는 김선민, 김영환 등이 좋은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유격수 김선민(23경기 출전)은 9월 확대 엔트리 시작과 함께 다시 1군에 합류해 서서히 기회를 잡았다. 시즌 막판 박기혁의 체력이 떨어졌을 때는 계속해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10월 5일 시즌 최종전(마산 NC전)에선 4안타를 몰아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타율 4할2푼9리로 공격에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준 김선민이었다.
8월부터 기회를 얻기 시작한 김영환(37경기 출전)도 타율 2할2푼9리 1홈런 7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퓨처스리그에선 70경기 출전해 타율 3할4푼 10홈런 56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다소 늦게 1군 기회를 잡았으나 타격 재능은 출중했다. 그 외에 문상철(51경기), 이지찬(34경기) 등이 백업 내야수로 첫 시즌을 치렀다. 하지만 퓨처스리그 때부터 큰 기대를 모았던 문상철은 타율 1할6푼3리 2홈런 6타점으로 성장통을 겪었다.
외야에선 여러 선수들이 빈자리를 메웠다. 이대형, 김상현이 주축을 이룬 가운데, 오정복, 하준호, 김사연, 김민혁 등이 차례로 외야를 지켰다. 오정복은 트레이드 이후 사실상 주전으로 자리 잡았고 시즌 초에는 김민혁이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뛰어난 콘택트 능력과 빠른 발을 앞세워 기회를 잡았으며 82경기서 타율 2할7푼6리 12도루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준호는 트레이드 직후 주전으로 뛰는 등 80경기서 타율 2할5푼8리 6홈런 10도루 26타점. 여전히 kt 코칭스태프가 큰 기대를 거는 외야수다. 퓨처스리그 최고의 스타였던 김사연은 시즌 중반 왼쪽 손등 골절상을 당하는 불운을 겪었다. 하지만 부상 복귀 이후 타격폼을 수정했고, 점차 1군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사연은 72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2할5푼4리 7홈런 15도루 27타점을 기록했다. 그 외 김진곤(67경기), 배병옥(66경기)이 주로 대수비 임무를 맡았으나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진 못했다.
대부분의 백업 선수들이 처음 1군 무대를 밟았다. 시즌 초에 비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고, 다음 시즌을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아직 형님 구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 부족한 것은 사실. 게다가 올 겨울 2차 드래프트, 방출 선수 영입 등으로 kt는 백업 선수층 강화에 나섰다. 결국 올 시즌 1군을 경험했던 젊은 선수들은 다시 한 번 내부 경쟁으로 기회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과연 이들의 성장이 다음 시즌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