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호(23) 정윤종(23) 문성원(27) 정명훈(24)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프로게이머들의 스타크래프트2 공허의 유산 리그 시작에 맞물려 은퇴 러시가 본격화 되고 있다. 거물급 선수들의 은퇴가 줄을 잇는 가운데 과거 스타1 시절과 달리 스타플레이어 은퇴 이후 새로운 선수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스타2 e스포츠의 생태계를 고려할 때 팬들은 벌써부터 다음은 누가 되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T는 지난 1일 '최종병기' 이영호의 은퇴를 발표했다. 지난 2007년 KT로 이적한 이후 9년간 눈부시게 활약했던 이영호의 은퇴는 팬들에게 충격 그 자체였다. 스타1 시절 '더 이상 나올 수 없는 마지막 최강 선수'라는 의미에서 '라스트 제네레이션'의 줄임말인 '최종병기'를 애칭으로 사용했던 이영호는 스타2 급격한 반등을 거듭하다 결국 스타2 공허의 유산 출시에 맞물려 은퇴를 선택하는 수순을 밟았다.
이영호는 지난 19일 300명의 열성적인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영호는 "9년간 쉼 없이 달려온 지금, 새로운 걸 시작하기 위해서는 지금이 은퇴하기 좋을 때라고 생각했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해서 후회는 없다. 앞으로 무슨 일을 어떻게 할 지에 대해서는 선택하지 않았다. 지금은 우선 쉬고 싶다"며 은퇴 이후 거취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이영호의 은퇴는 시작에 불과했다. 이영호 은퇴의 아쉬움이 가시기 전 이영호의 절친인 정윤종이 이영호의 은퇴식 당일 날 은퇴를 깜짝 발표했다. 이영호의 경우 스타2에서 기복이 있었지만 정윤종은 군단의 심장 막바지 최강의 선수라는 점에서 이영호의 아쉬움과 달리 충격에 가까웠다.
정윤종은 "사실 SK텔레콤에서 나오면서 은퇴를 생각했는데 해외팀인 마이인새니티에서 좋은 제안이 와서 1년을 더한 것"이라면서 은퇴를 결심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지난 21일 독일 크레펠트에서 막을 내린 홈스토리컵 시즌12 그랜드파이널에서 우승한 문성원도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스타2 자유의 날개 시절 초창기부터 정종현 최지성과 함께 3대 테란 중 하나였던 그의 은퇴는 군 입대로 인해 어느 정도 예견된 바 있다.
'판타지' 정명훈도 지난 27일 밤 9년간의 프로생활에 마무리했다. 데드 픽셀즈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정명훈이 동기부여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프로게이머를 계속 할 지 여부에 대해 고민이 깊었다. 이제 그는 은퇴 이후 군 입대를 준비할 것"이라면서 당대를 풍미했던 거물의 은퇴 소식을 전했다.
아직 경쟁력 있는 선수들의 연이은 은퇴에 업계 관계자들과 팬들은 걱정이 커지고 있다. 특히 새로운 선수 수급이 사실상 멈춘 것과 다른 없는 스타2가 언제까지 이어나갈지 여부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 scrapper@osen.co.kr
[사진] 이영호 정윤종 문성원 정명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