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석을 보석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최진철 포항 신임 감독은 28일 오전 포항 송라클럽하우스 회의실서 열린 취임식을 통해 구단운영에 관한 푸른 청사진을 밝혔다. 그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스틸야드를 떠난 황선홍 감독의 지휘봉을 이어받아 포항의 강철 전사들을 이끈다.
이날 취임식에는 김인수 수석코치와 서동명 골키퍼 코치를 비롯해 선수 27명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다만 문창진과 강상우는 올림픽 최종예선 참가로, 손준호는 4주 기초 군사훈련 소집으로 함께 하지 못했다.

최 감독은 취임사에서 "나에 대해 많이 궁금할 것이다. 긴장이 된다.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할까'라는 마음가짐으로 들어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포항은 명문 구단이라 감독직 제의를 흔쾌히 수락했다"면서 "하지만 지금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많지는 않다. 선수 1명의 변화가 팀 전체의 변화를 가져온다. 그리고 팀 전체가 한국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개인의 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최진철 감독의 취임사.
-취임 소감은.
▲선수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훌륭한 선수가 될 수도 있고, 언론과 팬들에 어필하지 못하는 선수가 될 수도 있다. 생각으로 끝내지 말고 어떻게 행동으로 옮길 것이냐를 분명히 해야 한다. 프로가 무엇인가? 자기의 상품을 값어치 있게 만드느냐다. 원석을 보석으로 만들기 위해 코칭스태프도 노력할 것이다. 선수들 스스로도 노력해야 한다. 신인들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선배들의 노하우를 전해 듣고 한발 한발 나아가야 한다. 그러면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자라날 것이다.
-오늘부터 훈련이 시작되는데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
▲올해 마지막 3~4일 정도 기초 체력 훈련을 통해 만들 것이다. 조직력은 태국 전지훈련서 만들어가겠다.
-포항의 색깔을 유지할 것인가. 본인만의 다른 색깔을 입힐 것인가.
▲17세 이하 월드컵서는 우리보다 높은 수준의 팀들을 상대해 전략적으로 경기를 했다. 포항 축구를 보면서 '이런 축구를 하는 팀이 있구나'하고 놀랐다. 내가 추구했던 축구의 일부분을 봤다. 형태, 공격과 수비의 선택, 스피드한 경기 운영, 패스를 통한 경기 운영을 지향하는 축구를 한다.. 공간을 찾아 상대를 빠르게 공략하느냐가 과제다. 좋은 부분을 보여줬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좋은 축구가 가능하다. 큰 변화는 없겠지만 더 세밀하게 만들 것이다.
-전지훈련에 중점을 둘 부분은.
▲따뜻한 곳에 가서 연습경기 위주로 할 생각은 없다. 내 스타일을 알아야 한다. 훈련에 중점을 둘 것 같다. 좋은 능력치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전지훈련을 통해 어떻게 하나로 만들 것인지 중점적으로 고민하겠다.
-선수들 첫인상은.
▲오늘 오면서 선수들이 '나를 보고 어떻게 생각할까'라고 걱정했다. 내가 인상이 강하고 험악하다. '선수들이 나를 보고 무서워하면 어떨까. 부드러운 인상을 풍겨야 하는데' 걱정했다. 긴장되는 와중에 보여지는 부분이 전부는 아닌 것 같다. 선수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훈련장에서는 엄한 감독을 보게 될 것이다. 생활 면에서는 나도 선수 생활을 오래했기 때문에 편하게 해줄 것이다. 규칙은 있을 것이다. 자유로움 속에 선택과 책임이다. 선택은 본인이 하는 것이다. 선택에 대한 책임은 프로이기 때문에 선수가 져야 한다.
-이적시장에 나가고 들어오는 선수가 많다.
▲떠난 선수도 있지만 들어오는 선수도 있다. 기존 선수들도 갖고 있는 능력치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프로는 기량이 백지 한 장 차이다. 문제될 부분은 자신감이다. 훈련장과 경기장에서의 자신감은 똑같다. 선수구성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들리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dolyng@osen.co.kr
[사진] 포항=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