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연봉 삭감 속 젊은 투수들의 분전
홍건희-박준표 등 '젊은 피' 연봉 인상으로 기대 증가
KIA 타이거즈가 2년 연속 연봉 계약에서 세대교체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다음 시즌 연봉에서 젊은 투수들의 성장세를 읽을 수 있었다.

KIA는 지난 28일 양현종을 제외한 49명의 선수들과 연봉 재계약을 마쳤다고 전했다. 투수 쪽에선 데뷔 후 최다인 9승을 기록한 임준혁이 최고 인상률(160%)을 기록하며 1억 3000만원에 사인했다. 야수 중에선 포수 이홍구가 125.8%, 외야수 김호령이 122.2%의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역시 젊은 선수들의 인상률이 눈에 띄었다.
특히 투수 중에선 올 시즌 눈도장을 확실히 찍은 젊은 투수들이 나란히 인상된 금액에 도장을 찍었다. 시즌 내내 셋업맨 임무를 맡았던 좌완 심동섭은 9100만원에서 53.8% 인상된 1억 4000만원에 재계약하며 첫 억대 연봉자 대열에 합류했다. 심동섭은 올 시즌 69경기에 등판해 3승 1패 2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5.02를 기록했다. KIA 역사상 최다 홀드 기록을 세우는 등 꾸준한 활약으로 지난해 51.7% 인상에 이어 2년 연속 50% 이상의 연봉 인상률을 기록했다.
아직 기복이 있지만 여전히 강속구 투수로 기대를 모으는 우완 한승혁도 40%의 인상률로 7000만원에 재계약했다. 지난해 56.2% 인상에 이어 다시 한 번 연봉이 올랐다. 한승혁도 올 시즌 데뷔 후 최다인 49경기에 등판하며 2승 6패 6홀드 평균자책점 5.46을 기록한 바 있다. 최영필, 김광수 등 베테랑 필승조에 시즌 막판까지 힘을 보탰다. 그 외 홍건희, 박준표, 임기준 등의 젊은 투수들도 이전보다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홍건희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8경기서 2승 5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6.04를 기록했다. 선발 자원이 부족해 골머리를 앓았던 KIA에 적지 않은 힘이 됐다. 그 활약을 인정받으며 연봉도 2800만원에서 4500만원(인상률 60.7%)으로 뛰었다. 시즌 초 필승맨 역할을 했던 사이드암 박준표도 40.6%의 인상률로 연봉 4500만원을 받게 된다. 아울러 시즌 전부터 선발투수로 기대를 모았던 임기준도 22.2%의 인상률로 본격적인 비상에 나선다.
반면 부진했던 베테랑 투수들은 연봉 삭감을 면치 못했다. 다음 시즌도 선수로 뛰는 서재응은 1억 2000만원에서 5000만원 삭감된 7000만원(삭감률 41.7%)에 사인했다. 김병현이 25% 삭감된 1억 5000만원, 김진우가 20% 삭감된 1억 2000만원에 각각 재계약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불펜 투수 김태영도 18.5% 삭감된 8800만원의 금액에 도장을 찍었다. 연봉이 적었던 젊은 투수들의 연봉이 서서히 오르는 반면, 베테랑 투수들은 연봉 한파를 피하지 못했다.
KIA는 지난해 젊은 야수들의 연봉이 대폭 인상된 데 이어, 이번에는 젊은 투수들의 연봉이 올랐다.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그만큼 올 시즌 KIA의 젊은 투수들은 고군분투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더 많지만 서서히 주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최영필, 김광수 등 베테랑 불펜 투수들의 활약도 컸지만 필승조와 추격조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젊은 투수들의 꾸준한 성장이 필요하다. 마운드에서도 점차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는 KIA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