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야수 리뷰6] 강민호 2015년, 이만수-박경완을 넘보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12.29 06: 04

포수 최초 3할-30홈런...완벽한 부활
GG는 놓쳤지만 강민호 야구장으로 값진 사랑의 GG
매일 롯데 선수 투타 1명씩 2015년 리뷰가 연재됩니다. 2015년 롯데 투수 중 1군 경험이 있는 선수는 27명, 야수는 31명입니다. 롯데를 떠난 선수를 제외한 선수 전원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연재는 투수 이닝 순, 야수 타석 순입니다.

미스터 선데이. 만루의 사나이. 화려한 부활. 그리고 KBO리그 최초의 포수 3할-30홈런. 
롯데 자이언츠 포수 강민호(30)는 2015년 이 모든 걸 이뤘다. 시즌 최종성적은 123경기 타율 3할1푼1리 35홈런 86타점. OPS는 1.060이었다. 데뷔 후 가장 높은 타율과 최다홈런, 타점, OPS를 기록하는 등 한계를 뛰어 넘으면서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 2015년 리뷰
미스터 선데이. 강민호는 일요일만 되면 펄펄 날았다. 22경기 타율 4할2푼9리, 홈런 11개에 30타점이나 올렸다. 야구가 열리는 6일 가운데 하루지만, 강민호는 일요일에만 시즌 홈런의 31%, 타점의 35%를 쓸어 담았다. 
만루의 사나이. 올해 만루에서 11타수 6안타 타율 5할4푼5리에 홈런만 무려 4개를 쳤다. 단일시즌 만루홈런 1위에 올랐다. 주자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꾸준히 잘 쳤다. 시즌 타율(.311)보다 득점권 타율(.322)이 더 높았다. 
화려한 부활. 2013년 타율 2할3푼5리, 2014년 타율 2할2푼9리로 지독한 타격부진에 시달렸다. 물론 주전포수로 제자리를 지켰지만, 부상으로 경기에 빠지는 날이 많아졌다. 장종훈 타격코치의 조언 속에 강민호는 올해 거짓말같이 부진에서 탈출했다. 2014년 OPS 0.767로 평범한 선수였던 강민호는 올해 OPS 1.060으로 아예 격이 다른 선수가 됐다. 
KBO리그 최초의 3할-30홈런. 이 기록은 이만수도, 박경완도 달성하지 못했다. 이만수는 경기수가 적었던 시절 전성기를 보내 27홈런(1983년, 98G)이 최다였다. 박경완은 2000년(40홈런)과 2004년(34홈런) 두 번 30홈런을 넘겼지만 타율이 3할이 안 됐다. 마스크를 쓰는 선수에게 이만수와 박경완은 전설적인 존재다. 누적기록뿐만 아니라 올해 찍은 OPS는 역대 단일시즌 포수 최고기록이다. 강민호의 2015년은 전설 두 명 옆에 이름을 써도 어색하지 않다. 
- 최고의 날
워낙 잘한 날이 많고, 기억에 남을 날도 많다. 4월 5일 두산 베어스전. 만루의 사나이와 미스터 선데이가 시작된 날이다. 4타수 4안타 3홈런 8타점으로 두산 마운드를 마음껏 두들겼다. 하루 3홈런과 8타점은 모두 개인 최다기록이며, 8타점은 KBO리그 한 경기 최다타점 타이였다.(박석민이 9타점으로 경신) 4월 25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3안타에 1홈런 5타점으로 5년 만의 삼성전 스윕을 이끌기도 했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모범을 보인 강민호다. 2015년 1월 강민호는 양산시에 2억원을 기부, 야구장을 건립하기로 결정한다. 현역선수 최초로 자신의 이름을 딴 ‘강민호 야구장’을 짓게 됐다. FA 계약 후 사회 환원 방법을 고민했고, 야구 인프라 구축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강민호 야구장은 해를 넘기지 않고 12월 28일 완공을 알렸다. 골든글러브는 놓쳤지만, 대신 ‘사랑의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은 강민호는 자랑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 최악의 날 
12월 8일 골든글러브 시상식. 강민호는 “워낙 양의지(두산) 성적도 좋고, 팀도 우승해서 기대를 안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양의지 270표, 강민호 76표는 다소 의외의 결과였다. 역대 KBO리그 포수 중 가장 뛰어난 개인성적을 거둔 강민호지만, 팀 성적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그래서 강민호는 2016년 우승을 다짐한다. 팀 핵심 선수로서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좌절에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 2016년 프리뷰
2015년 강민호의 성적은 2016년에도 이어질 것인가. 메이저리그 통계에 따르면 연속시즌 상관계수(이듬해에도 성적이 유지될지 보여주는 지표)가 가장 높은 건 삼진비율, 그 다음은 볼넷비율이다. 그 다음이 ISoP(순장타율)이며, 타율과 출루율은 생각보다 낮다. 벤저민 바우머, 앤드류 짐발리스트 공저 ‘세이브메트릭스 레볼루션’에 따르면 시즌 타율로 설명 가능한 이듬해 타율은 17.1%에 불과하다. 대신 ISoP는 54.6%, 삼진비율은 70.2%, 볼넷비율은 58.5%나 된다. 
2015년 강민호의 ISoP는 0.328로 테임즈, 박병호에 이어 리그 3위였다. 내년에도 강민호가 올해와 같은 장타력을 보여 줄 가능성이 충분하다. 또한 볼넷 60개, 볼넷비율 13.2%를 기록하며 출루율 4할2푼1리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던 강민호의 ‘눈’도 내년에 기대해볼만하다. 
다만 포수로서 수비지표는 조금씩 내려갔다. 실책 8개로 2014년 3개에 비해 배 이상 늘었고, 패스트볼도 6개로 리그에서 3번째로 많았다. 도루저지율은 2013년 38.1%, 2014년 32.4%, 2015년 28.5%로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다. 공격 쪽에서는 완벽하게 회복을 한 만큼 수비까지 보강한다면 KBO리그에 역대급 포수로 이름을 남길 수 있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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