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5200만원 재계약...1800만원 삭감
재활만 6년, 롯데는 또 기다린다
롯데 자이언츠 우완투수 조정훈(30)에게 2015년은 또 한 번 좌절을 겪은 한 해가 됐다. 기나긴 재활의 터널을 빠져나와 시범경기 등판까지 마쳤지만, 다시 부상을 당해 재활에 들어갔다. 그리고 2016년 연봉협상을 마치면서 내년에도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을 이어나가야 한다.

조정훈은 롯데가 기다리던 우완에이스 그 자체였다. 비록 전성기는 짧았지만 2009년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2008년 14경기 1완봉 포함, 3승 3패 80이닝 평균자책점 3.15로 활약하며 1군 폭격을 예고했고 2009년 27경기 2완봉, 14승 9패 182⅓이닝 평균자책점 4.05로 다승왕을 차지하며 에이스로 거듭니다.
그게 조정훈의 마지막 화려했던 순간이었다. 2009년에도 조정훈은 팔꿈치에 통증을 호소했고, 2010년 수술 대신 재활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불과 11경기만 뛰고 5승 3패 62이닝 평균자책점 4.94라는 기록만 남긴 채 수술대에 올랐다.
이후 5년 동안 조정훈은 2번이나 팔꿈치 인대를 갈아 끼웠고, 어깨에도 작은 구멍을 한 번 냈다. 재활은 스스로와 끝없는 싸움을 벌인다고 표현한다. 선수들은 1년만 재활을 해도 '미칠 것 같다'라고 말한다. 그런 싸움을 조정훈은 5년이나 벌였다.
그랬기에 2015년 시즌을 앞두고 조정훈이 희망에 부풀어 있던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재활을 마치고 이제 정말 1군 무대가 보였고, 스프링캠프에도 참가해 공을 던졌다. 비록 시범경기지만 1군 마운드에 5년 만에 올랐고, 최고 146km까지 구속을 끌어 올렸다.
그게 화근이었다. 조정훈은 시범경기 막판 다시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 그렇게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고, 정규시즌 최종일도 재활군에서 맞이해야 했다. 조정훈에게 2015년은 희망으로 시작해 낙담으로 끝난 해였다. 지긋한 재활터널의 끝이 보였지만, 순식간에 암흑이 찾아왔다.
팔꿈치는 쉽게 좋아지지 않았다. 다시 한 번 수술을 고려해야 할 정도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 가운데 조정훈은 지쳐갔다. 그래도 야구를 포기할 수 없었고, 지옥 같은 재활을 다시 한 번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조정훈은 롯데가 29일 발표한 연봉협상 완료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5년 연봉 7000만원에서 5200만원까지 깎였다. 입단동기 강민호와 장원준은 FA 대박을 터트렸지만, 조정훈은 부상이라는 일생일대의 적에 발목이 잡혀 여전히 악전고투하고 있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조정훈 선수와 다시 계약을 했다는 건 여전히 포기하지 않았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롯데가 여전히 조정훈을 놓지 못하는 건 2009년 그의 공에서 미래를 봤기 때문이다. 2015년 시범경기에 잠시 보여준 공도 1군에서 통하기에는 충분했다. 과연 2016년, 조정훈은 꿈에 그리던 사직구장 마운드에 돌아올 수 있을까.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