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 거부' 김현수, 윤석민과 같은 옵션-다른 입지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12.30 06: 31

25인 로스터 진입 유력, 마이너 거부권 도움 예상
현재 외야에선 주전도 충분히 가능
 먼저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했던 윤석민(29, KIA 타이거즈)과 같은 조항이다. 하지만 김현수(27)에게는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이달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달러에 계약한 김현수의 계약 조건 안에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포함되어 있다. 시즌 중 빅리그 25인 로스터에 들어간 선수는 부진한 성적을 내더라도 팀이 마이너리그로 보내는 결정을 내릴 때 이를 거부할 수 있다. 선수가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다.
하지만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한다. 이 권한을 가진 선수를 한 번 메이저리그에 올리면 계속 써야만 한다. 그래서 기량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구단이 선수를 빅리그에 쉽게 올리지 않는다. 2014 시즌을 앞두고 볼티모어와 계약했던 윤석민은 이 조항으로 인해 트리플A에 발이 묶였다. 트리플A에서 4승 8패, 평균자책점 5.74로 부진했기에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었어도 메이저리그 데뷔는 험난했겠지만, 좋지 않은 성적에 이 옵션까지 겹치며 길이 더 막혔다.
하지만 김현수의 경우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걸림돌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봉만 봐도 좀 더 높은 기대치를 알 수 있다. 윤석민은 3년 575만 달러의 조건에 합의했던 반면 김현수는 1년을 덜 뛰어도 700만 달러를 챙긴다. 2016년과 2017년의 연봉이 어떤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연 평균 350만 달러를 지급해야 하기에 볼티모어도 김현수를 25인 로스터에 넣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시즌 시작 전 입지도 비교적 유리하다. 윤석민은 볼티모어의 마운드 전력 구성이 대부분 끝난 1월에 합류했다. 크리스 틸먼, 미겔 곤살레스, 천웨인, 우발도 히메네스, 버드 노리스가 선발진에 있었고, 잠재적 경쟁자라고 했던 유망주 케빈 가우스먼도 윤석민보다는 앞서 있는 상태였다. 그는 2014년 20경기에서 7승 7패, 평균자책점 3.57로 선전했다.
불펜에서도 자리를 찾기는 힘들었다. 마무리 잭 브리튼을 필두로 대런 오데이, 토미 헌터, 브라이언 매터스 등이 있었고 2014 시즌 중에는 불펜 강화를 위해 앤드류 밀러까지 왔다. 선발진도 탄탄하고 45경기 이상 등판한 불펜투수가 6명이나 있는 팀에서 윤석민이 활동하기는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반면 김현수는 볼티모어 외야에서 생존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중견수 애덤 존스의 자리만 굳건하고 나머지 두 자리의 확실한 주인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시즌 기준으로 주전 우익수인 헤라르도 파라와 좌익수 스티브 피어스는 모두 FA 자격을 얻었다. 피어스는 OPS가 .711에 불과해 경쟁에 들어가도 넘을 수 있다. 김현수는 1루수도 소화 가능해 크리스 데이비스가 잔류하지 않으면 1루수로 출전할 기회도 생긴다.
같은 마이너리그 거부권이지만 연봉과 팀 내 경쟁구도를 따져보면 윤석민과 김현수가 처한 상황은 다르다. 선수를 위한 조항에 발이 묶여 빅리그에 진입하지 못할 확률은 낮다. 김현수 본인도 "주전 경쟁에서 이겼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주전 경쟁이 최대 관심사일 만큼 25인 로스터에 포함되는 것 자체는 확신하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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