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저 없이' 다시 시험대 오르는 삼성화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12.30 06: 08

그로저, 독일대표팀 차출로 3경기 결장
선두 진입 최대 고비, 국내파로 뭉쳐야
삼성화재가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4번의 트리플 크라운에 빛나는 '괴물' 괴르기 그로저가 잠시 팀을 떠나게 되면서 최대 고비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그로저는 지난 29일 한국전력전에서 시즌 4번째 트리플 크라운과 함께 30점을 폭발, 삼성화재의 4연승을 이끌었다. 그는 30일 곧장 독일행 비행기에 오른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예선에 나서는 독일대표팀 부름을 받은 것이다. 시즌 중 불가피하게 자리를 비우게 된 그로저는 빨라야 내달 10일, 늦어도 13일에는 복귀한다. 
이 기간 삼성화재는 1일 OK저축은행, 3일 대한항공, 9일 현대캐피탈과 일정이 잡혀있다. 1~2위 OK저축은행과 대한항공에 이어 4위 현대캐피탈까지, 승률 5할 이상의 강팀들과 만만치 않은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그로저가 있어도 상대하기 부담스런 팀들이라 그가 빠진 공백은 상당히 크게 느껴질 것이다. 
삼성화재는 개막 후 2경기를 그로저 없이 치른 바 있다. 10월10일 OK저축은행전에서 1-3, 10월14일 대한항공전에서 0-3 완패를 당한 바 있다. 시즌 초반 팀 정비가 되어있지 않을 때였지만 너무 무기력한 내용이었다. 그로저 합류 후 13승4패로 반등에 성공, 승점 36점으로 1~2위 OK저축은행(44점) 대한항공(39점)을 추격 중이다. 
그러나 그로저가 빠진 향후 3경기가 선두권 진입 최대 고비로 찾아왔다. 삼성화재 임도헌 감독은 29일 한국전력전을 승리로 장식한 뒤 "다음 3경기에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로저가 없는 만큼 최악의 경우 3패도 생각해야겠지만 3경기를 모두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꼭 이기고 싶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당장 그로저 중심으로 돌아가는 패턴에 익숙해진 국내 선수들이 주도적으로 경기를 이끌어갈 수 있을지가 지켜볼 대목이다. 임도헌 감독은 한국전력전 경기 후반에 대해 "리시브가 안 돼 3~4세트에서 최귀엽의 공격이 거의 없었다. 그로저에게만 볼이 집중되다 보니 국내 선수들의 공격 점유율이 떨어지며 어려운 경기가 됐다"고 했다. 
앞으로 3경기에선 리시브 안정을 바탕으로 다양한 공격이 이뤄져야 한다. 임 감독은 "리시브가 안 되면 속공 활용이 어렵다. 국내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전력전에서 3세트에는 고전했지만 최귀엽과 류윤식이 공격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활로를 뚫었다. 김명진도 라이트로 들어가며 그로저의 빈자리를 대비했다. 
잠시 자리를 비우게 된 그로저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그는 "올림픽에서 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지만, 이곳에서도 팀의 우승을 위해 해야 할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에서 복잡 미묘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국내파로 뭉친 삼성화재가 그로저 복귀 때까지 과연 버텨낼 수 있을까. 삼성화재가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waw@osen.co.kr
[사진] 대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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