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 블록슛' 김주성, 잭슨에게 통쾌한 복수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12.30 20: 46

‘블록슛 대마왕’ 김주성(36, 동부)이 조 잭슨을 상대로 최고의 명장면을 연출했다. 
동부는 30일 고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5-2016 KCC 프로농구 4라운드서 고양 오리온을 80-74로 제압했다. 동부(21승 14패)는 6연승을 달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오리온(23승 13패)은 불안한 2등을 유지했다.  
김주성은 지난 26일 LG와 홈경기서 블록슛 하나를 추가했다. 2쿼터 유병훈의 속공을 저지한 김주성은 대기록 달성에 단 하나만 남겼다. 동부는 김주성의 기록달성을 대비해 동영상을 제작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다했던 상황. 하지만 김주성은 끝내 하나를 채우지 못해 대기록을 다음 경기로 넘겼다. 

동부는 30일 오리온, 1일 삼성, 3일 LG와 원정 3연전을 치른 뒤 5일 원주서 KT와 붙는다. 김주성은 원정경기서 대기록을 작성할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었다. 
경기를 앞둔 김영만 감독은 “블록슛은 한다고 하는 게 아니다. 블록슛 천 개라는 것이 어마어마하다. 나도 현역시절 (김)주성이에게 1~2개를 당한 것 같다. 앞으로 나오기 힘들 것이다. 상대편은 김주성 얼굴만 봐도 부담스러워서 치고 들어오다 나간다”며 제자의 대기록을 챙겼다. 
‘식스맨’ 김주성은 코트 바깥에서 공을 갖고 몸을 풀었다. 그는 1쿼터 종료 3분 17초를 남기고 한정원과 교대해 처음 코트를 밟았다. 블록슛 기회는 좀처럼 성사되지 않았다. 
3쿼터 종료 6분을 남기고 절호의 기회가 왔다. 잭슨의 앞을 김주성이 가로 막았다. 잭슨은 ‘블록슛 제왕’의 수비를 개의치 않고 그대로 뚫고 들어가 덩크슛을 터트렸다. 김종규에 이어 김주성까지 잭슨의 덩크슛을 더욱 빛내주는 ‘조연’이 됐다. 잭슨은 김주성에게 통산 1000번째 블록슛의 제물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잭슨은 전혀 개의치 않고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어냈다. 
잭슨의 ‘인 유어 페이스’(in your face) 덩크슛은 마치 하킴 올라주원을 앞에 두고 덩크슛을 터트린 케빈 존슨(49)을 연상시켰다. 존슨은 현역시절 작은 키에 비해 뛰어난 운동능력으로 고득점을 올리던 NBA 올스타 포인트가드였다. 존슨이 NBA 블록슛 역대 1위 하킴 올라주원을 상대로 터트린 슬램덩크는 아직도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잭슨이 터트린 덩크슛도 비슷했다. 특히 블록슛의 제왕을 앞에 두고도 과감하게 올라간 배짱이 단연 압권이었다.  
4쿼터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잭슨이 레이업슛을 올라갈 때 김주성이 다시 한 번 앞을 가로막았다. 김주성은 복수에 성공했다. 4쿼터 종료 1분 12초를 남기고 잭슨이 레이업슛을 시도할 때 김주성이 통쾌한 블록슛에 성공했다. 통산 1000번째 블록슛을 성공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경기가 잠시 중단됐고 KBL 김영기 총재가 간단한 축하행사를 했다. 팀의 승리를 이끈 결정적 플레이라 더욱 빛을 발한 김주성의 대기록이었다. 김주성은 6점, 10리바운드, 1블록슛으로 맹활약했다. 잭슨은 30점, 6어시스트를 기록했으나 패배로 빛을 잃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양=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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