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 “1천 블록슛 영광...후배들이 깨길”(일문일답)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12.30 21: 33

 
‘블록슛 대마왕’ 김주성(36, 동부)이 드디어 대기록을 달성했다. 
동부는 30일 고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5-2016 KCC 프로농구 4라운드서 고양 오리온을 80-74로 제압했다. 동부(21승 14패)는 6연승을 달리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오리온(23승 13패)은 불안한 2등을 유지했다.  

4쿼터 종료 1분 12초를 남기고 잭슨이 레이업슛을 시도할 때 김주성이 통쾌한 블록슛에 성공했다. 통산 1000번째 블록슛을 성공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경기가 잠시 중단됐고 KBL 김영기 총재가 간단한 축하행사를 했다. 팀의 승리를 이끈 결정적 플레이라 더욱 빛을 발한 김주성의 대기록이었다. 김주성은 6점, 10리바운드, 1블록슛으로 맹활약했다. 
▲ 대기록을 달성한 소감은?
하고 나서 ‘그렇겠지’ 했다. 약간 좀 기분이 업된다. 너무 기분이 좋고 영광스럽다. 지금도 살짝 기분이 가라앉지 않는다. 
▲ 블록슛 할 때 느낌은 어땠나? 
확실히 왔다. 잭슨이 드라이브인 하는데 안 보고 들어왔다. 스텝을 밟는데 ‘이건 100%다’ 했다. 다행히 옆에서 수비가 붙어있어서 잘 블록슛을 했다. 
▲ 잭슨에게 덩크슛을 허용했기에 블록슛이 더 짜릿하지 않았는지?
덩크슛은 많이 당했다. 굴욕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슛이 안 들어가길 바랬다. 굴욕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다 제쳐두고 천 번째 블록이라 기뻤다. 타이밍이 내가 생각했던 타이밍이었다. 너무 기분 좋게 떴다. 1쿼터 첫 번째 블록이 아니었나 했는데 그 때 아쉬움이 더 기쁘게 다가왔다. 
날씨도 안 좋고 용병이 둘 다 흥분했다. 지금 블록슛을 떠야 하는데 그것까지 신경 써야 했다. 하하. 어차피 이런 경기도 많다. 내가 리딩도 해줘야 한다. 딱 보니까 점수가 안 나와서 ‘0점을 하더라도 블록하나 하자’고 했다. 
▲ 서장훈을 가장 많이 찍었는데? 
(서)장훈이형과 10시즌을 같이 했다. 항상 나와 동포지션이라 게임 할 때 40분 내내 마주쳤다. 그래서 나도 장훈이형에게 득점을 많이 줘서 굴욕을 당했다. 10년이 지나서 기록이 쌓였다. 한 번에 많이 하진 않았다. 득점과 리바운드는 많이 줬다. 
▲ 결정적 3점슛이 터질 때 느낌은?
3점슛을 하나 쏴야겠다고 생각했다. 감이 좋았다. 나도 쏴야지 하다가 찬스가 안 났다. (허웅, 두경민) 양쪽에서 다 터지고 있었다. 중요한 상황이었고 떨어져 있어서 자신 있게 쏴서 들어갔다. 
▲ 기억에 남는 블록슛은?
아무래도 첫 시즌 때 LG 어웨이 경기서 첫 득점, 리바운드, 블록슛이 다 나왔다. 그 때 기억이 항상 생생하다. 첫 블록슛 상대를 페리맨으로 알고 있다. 외국선수를 찍어 더 기뻤다. 
▲ 서장훈의 통산득점 1위에도 도전하나?
1만 삼천득점은 무리다. 추승균 감독의 기록을 목표로 하겠다. (허웅과 두경민이) 양쪽에서 터지면 힘들 수도 있다. 하하. 
▲ 한국농구서 대기록에 대한 의미가 소홀한 면이 있다. 
프로 초반부터 시작해서 기록보다 팀이 먼저였다. 14년이 지나보니 내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 생각한다. 이만큼 득점, 리바운드, 블록슛이 쌓였다는 게 내가 프로에서 열심히 하고 보상받은 기록이다. 천 블록은 한국에서 첫 번째라 큰 자부심이고 영광이다. 이 기록이 언젠가 깨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후배가 넘어야 더 빛날 것 같다. 
▲ 어떤 후배가 가능성이 있나?
아무래도 신장과 점프를 보면 김종규나 이종현이다. 그 선수들이라면 10년 뒤에는 충분히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좋은 선수로 발전할 것이다.
▲ 천 개 중 김영만 감독에게도 3개를 했다.
더 큰 영광으로 생각하겠다. 하하. 
▲ 원정팀에서 기록을 챙겨줬는데?
어웨이라서 나도 부담스러웠다. 시합 중 경기를 끊는다는 게. 이기고 있을지 질지 모르지 않나. 준비를 철저히 잘해주셔서 팬이나 오리온 구단에게 감사드린다. 기록에 대한 문화가 발전해서 팬이나 농구인이나 다 같이 축하해주시길 바란다.
▲ 끝으로 새해인사를 부탁한다. 
항상 시작이 안 좋다고 끝이 안 좋을 수 없다. 2015년 시작이 안 좋았지만 부단한 노력한 결과가 지금이다. 2016년도 출발이 안 좋을 수 있다. 실망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고양=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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