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2015] 자동차, 내수 판매 역대 최대...'을미년'도 '다사다산' 했다
OSEN 최은주 기자
발행 2015.12.31 07: 49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연간 판매량이 전년 대비 9.2% 증가한 총 182만 대의 차량 판매가 예상되며 이는 역대 최대치이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와 업체들의 할인 경쟁, 신차 효과 등이 작용해 이룬 기록이다. 많이 팔린 만큼 문제도, 사건도 많았다. 새해를 하루 앞두고, 2015년 한해 자동차 시장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굵직한 사건들을 정리해봤다.
수입차 20만 대 시대 도래

수입차의 고공행진은 올해도 어김없었다. 벤츠의 ‘골프채’ 등 사회면을 장식하는 사건이 발생해도 상승 기류를 탄 수입차 판매는 거침이 없었다. 수입차는 올해 연간 판매량이 23만 5000대로 예상돼 국내 시장 진출 이래 처음으로 20만 대 판매고를 돌파했다.
갖은 악재에도 독일 업체들은 굳건히 수입차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으며 푸조와 캐딜락, 볼보 등 새로운 업체들의 가능성도 확인하는 한 해였다. 2016년 전체 자동차 판매가 3.1% 감소한 176만 대로 예상되지만, 수입차는 7.5% 증가한 26만 1000대를 기록, 7년 연속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 독일 차 악재
하반기에 들어서 독일 업체들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사건이 연이어 터졌다. 첫 번째 주자는 벤츠. 지난 9월 광주에서 'S63 AMG' 운전자가 가족과 함께 고속도로 주행 중 3번째 시동 꺼짐을 겪고, 판매 딜러사 전시장 앞에서 환불 또는 교환을 위해 해당 차량을 골프채로 부수는 일이 있었다. 언론 보도를 통해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은 후 차주와 벤츠, 딜러사 측은 차량 교환으로 최종 합의를 봤다.
두 번째는 폭스바겐이었다. 폭스바겐으로 시작돼 아우디, 스코다, 포르쉐 등 폭스바겐그룹 전체로 퍼진 이 사건은 다름아닌 ‘배출가스 조작’이었다. 일명 ‘폭스바겐 스캔들’ ‘디젤 게이트’ 등으로 불리는 배출가스 조작 사건은 미국 환경청에 의해 폭스바겐 그룹의 2.0L 디젤 모델에 질소산화물 배출가스 조작 소프트웨어가 설치 된 사실이 드러났다. 전세계적으로 1100만 대가 포함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로 인해 마틴 빈터콘 전 CEO가 자리에서 물러났고, 내년 1월 유럽을 시작으로 해당 SW 시정 조치에 들어간다.
마지막 불명예의 주인공은 국내 수입차 시장 1인자 BMW다.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 규명이 되지 않고 있는 화재 사건이 BMW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8월 서울 보문동의 한 건물 주차장에 주차돼 있는 차량을 시작으로, 11월까지 총 8건의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모델도 다양하다. 베스트셀링 모델 5시리즈부터 SUV까지. 구형과 신형, 디젤과 가솔린을 가리지 않고, 주행 중에도 엔진룸에서 불이 붙었다. BMW 측은 사과 입장을 밝히면서 독일 본사와 외부 조사 기관과 함께 원인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 고급차 법인 판매 급증
수입차 판매가 20만 대를 넘어서는 동안, 수입차 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다. 고급을 넘어 럭셔리로 불리는 차량들의 판매가 증가했고, 애스턴 마틴과 맥라렌이 새롭게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또, 벤틀리와 페라리, 마세라티 등의 고급차 업체들의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그런데 비싼 차 일수록 개인판매보다 법인판매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 11월까지 벤틀리는 360대 중 약 86%의 차량(311대)이 법인으로 판매됐고, 포르쉐는 3670대 중 2673대, 약 73%가 업무용 차량으로 등록됐다. ‘억’ 소리 나는 롤스로이스도 54대 중 94%인 51대가 업무용 차량으로 판매됐다.
이에 업무용 차량 과세 방식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정부는 내년부터 업무용 차량 즉, 법인명의 등록 차량에 대한 경비처리 비용을 연간 800만 원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단, 연간 감가상각비, 운영비, 유지비 등을 모두 합쳐 1000만 원 이하면 업무용 증빙자료가 없어도 비용 처리 가능하다. 더불어 보험 업계에서의 고급차 사고 발생 시 동종 차량 대여에서 연식과 배기량이 유사한 동급으로 바뀌게 된다.
▲ 유로6 일괄 적용
극심해져 가는 대기오염을 막기 위해 주범 중 하나인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이 더욱 강화됐다. 앞서 대형트럭에만 우선적으로 적용되던 유로6가 지난 9월부터 디젤 엔진을 탑재한 완성차도 포함됐다. 유로는 유럽의 배기가스 기준으로, 우리나라도 이를 따르고 있다.
유로6는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기존 2.0g/kWh에서 0.4g/kWh 이하로, 미세먼지 배출량은 0.02g/kWh 이하에서 0.01g/kWh 이하로 강화된 기준이다. 정부는 국내와 수입 완성차 업체에게 유로5 모델을 11월 말까지 팔 수 있도록 유예 기간을 주기도 했다. 유로6 기준 만족 모델은 후처리 장치 추가로 유로5 모델보다 가격이 100만 원 이상 비싸다.
 정부 공동고시 연비 실시
배출가스와 떼려야 수 없는 관계인 연비. 최근 몇 년간 수입 디젤차 판매 급증의 큰 이유 중 하나로, 차량 구매 시 소비자들의 최대 구매 요건으로 떠오른 체크 목록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 동안 환경부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정부 부처 간 중복조사, 조사결과 불일치 등으로 혼선을 빚어 왔다.
이를 해결하고자 정부는 지난해 환경부, 국토부, 산자부 통합 연비제도 기틀을 마련했고, 이 정부 공동고시 연비가 올해 11월 20일부터 의무적용 됐다. 정부 공동고시 연비는 연료의 성분 차이와 타이어 마찰 저항값 등 보다 엄격하게 연비를 측정해 기존 측정방식보다 연비 기록이 3~5% 하락하게 된다. 이에 업체들은 최근 신차를 출시하면서 기존 측정방식에 따른 연비와 정부 공동고시 연비를 함께 표기하고 있다.
▲ 현대차 '제네시스' 출범
현대차가 ‘에쿠스’와 함께 고급차 판매를 담당하고 있던 ‘제네시스’를 아예 고급차 브랜드로 출범을 시켰다. 이와 함께 ‘에쿠스’는 국내서는 ‘EQ900’, 해외해서는 ‘G90’로 이름과 생김새를 바꾸고, 제네시스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으로 활약하게 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로 미국과 중국, 그리고 유럽 고급차 시장까지 공략할 계획이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라인업은 12월 국내서 가장 먼저 출시된 ‘G90’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6종으로 구성된다. 중형 럭셔리 세단 ‘G70’의 경우 후륜 구동 기반의 플랫폼을 적용하며 오는 2017년 하반기에 출시한다. 이어 오는 2020년까지 대형 럭셔리 SUV, 고급 스포츠형 쿠페, 중형 럭셔리 SUV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고성능, 친환경 등의 파생모델도 6종 투입될 예정이다. /fj@osen.co.kr
[사진] 벤츠 '더 뉴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 폭스바겐 배출가스 사건 논란 사진, 포르쉐 '카이엔 S E-하이브리드', 현대차 'EQ900'(위부터)./ 각 사 제공,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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