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재도 돌돔보다 잡기 어려운 프로농구 통산기록 삼대장이 여기에 있다.
김주성(36, 동부)이 불멸의 대기록을 세웠다. 동부는 30일 고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5-2016 KCC 프로농구 4라운드서 고양 오리온을 80-74로 제압했다. 김주성은 4쿼터 막판 조 잭슨의 레이업슛을 막아내 정규리그 통산 1000번째 블록슛을 작렬했다.
승부가 치열한 순간이었지만, KBL은 경기를 잠시 중단하고 김주성의 기록달성을 기념했다. 김영기 KBL 총재가 직접 코트에 내려와 김주성을 치하했다. 뒤지고 있는 오리온 팬들도 승부를 잠시 잊고 김주성에게 박수를 쳐줬다. 1000블록슛이 얼마나 달성하기 어려운지 감안한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정규리그 통산 블록슛 2위는 463개의 서장훈(41, 은퇴)이다. 서장훈도 경기당 블록슛 0.67개를 기록하며 15시즌 연속으로 골밑을 사수했다. 그럼에도 블록슛 기록이 김주성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단순히 오래 뛴다고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은 분명 아니다. 최소 경기당 블록슛을 1.5개 이상 꾸준히 기록하면서 15시즌 이상 뛰어야 겨우 넘볼 수 있는 대기록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까지 2년 가야하는 한국 성인남성이라면 경신이 불가능한 구조다.

김주성이 1000개를 달성하는 동안 가장 많이 찍었던 상대가 바로 서장훈이다. 10년 동안 서로 골밑에서 대결하며 김주성은 38번 서장훈을 막아냈다. 김주성은 “(서)장훈이형과 10시즌을 같이 했다. 항상 나와 동포지션이라 게임 할 때 40분 내내 마주쳤다. 그래서 나도 장훈이형에게 득점을 많이 줘서 굴욕을 당했다. 득점과 리바운드는 많이 줬다”고 고백했다.
이런 김주성조차 통산 득점과 리바운드에서는 서장훈에게 한 수 접고 들어간다. 서장훈은 정규리그 통산 1만 3231점으로 역대 1위를 고수하고 있다. 2위는 1만 19점의 추승균 KCC 감독이다. 3위 김주성(9461점)은 추 감독의 기록에 558점차로 근접했다. 김주성이 현재의 평균 11.6점을 유지할 경우 49경기만 더 뛰면 추 감독의 기록을 깰 수 있다. 하지만 서장훈의 기록은 소위 말해 ‘넘사벽’이다.
지금은 '예능대세' 방송인으로 통하지만 현역시절 서장훈은 프로농구서 유일하게 시즌평균 20점, 10리바운드가 가능했던 대선수였다. 프로농구 저득점 현상이 두드러진다. 평균 20점을 넘기는 득점기계는 방성윤을 마지막으로 멸종된 지 오래다. 서장훈은 데뷔 후 7시즌 연속으로 최소 평균 22점을 넘기는 무시무시한 폭발력을 과시했다.
리바운드도 서장훈의 독무대다. 서장훈은 5235리바운드로 독보적 1위다. 역시 2위 김주성(4081개)이 넘보기 어려운 수준. 3위는 전설의 외국선수 조니 맥도웰의 3829개다. 서장훈은 데뷔시즌 평균 14개를 잡아 국내선수 유일의 ‘리바운드왕’을 차지했다. 10리바운드 시즌이 4회나 된다. 맥도웰 같은 흑인선수가 귀화해서 10년 이상 KBL서 활약하기 전에는 서장훈의 기록이 깨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기록하면 빼놓을 수 없는 마지막 삼대장은 ‘철인’ 주희정(38, 삼성)이다. 1997년 고려대를 중퇴하고 프로에 뛰어든 주희정은 아직까지도 삼성의 주전가드로 뛰고 있다. 워낙 몸 관리가 철저하고 오래 뛰다보니 웬만한 통산기록은 대부분 주희정이 보유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희정은 통산 어시스트 5252개(평균 5.48)로 단연 1위다. 5위 양동근이 2475개(평균 5.16)로 아직 주희정의 절반도 못했다. 주희정은 스틸에서도 1468개로 단연 독보적 선두다. 2위 김승현은 917개를 하고 은퇴했다. 현역 1위 양동근은 752개로 주희정의 절반 정도했다. 아무리 양동근이 철인이라지만 앞으로 십년을 더 뛰기는 무리다. 정상적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에 다녀오면 절대로 주희정의 기록을 넘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주희정의 959경기 출전, 3만 307분 출전도 영원히 깨질 수 없는 불멸의 대기록으로 손꼽힌다.

이밖에 문경은 SK 감독이 세운 3점슛 1669개(경기당 2.7개 성공) 등이 KBL에서 손꼽히는 대기록으로 분류된다. 김주성은 “(허)웅이와 (두)경민이가 열심히 하면 10년 뒤에 기록에 근접하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허웅과 두경민은 “그나마 3점슛이나 득점은 조금 욕심이 있다”면서도 문경은 감독의 기록을 듣더니 손사래를 치며 웃고 말았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