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넥센·SK 상위팀들의 전력 약화
한화·롯데·kt 도약, 2016 혼전 예고
혼전의 2016년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2010년대 KBO리그는 삼성 왕조의 시대였다. 2011~2014년 4년 연속 페넌트레이스·한국시리즈 통합우승으로 금자탑을 쌓았다. 2015년에도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한 삼성은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덜미를 잡히며 통합 5연패의 꿈을 접어야 했다. 삼성 왕조 시대가 저물어 감을 알린 사건이었다.
삼성은 해외 불법도박 파문으로 주축 투수들이 이탈한 가운데 모그룹이 제일기획으로 이관돼 긴축 경영을 하고 있다. FA 박석민을 빼앗겼고, 야마이코 나바로도 잡지 않았다. 새로운 외국인선수들의 몸값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2016년에는 제 아무리 삼성이라 해도 이전처럼 독주는 하지 못할 것이다.
삼성뿐만이 아니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던 넥센도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앤디 밴헤켄이 일본으로 떠나며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SK도 3명의 FA 선수들이 이적하며 리빌딩을 기조로 삼고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 역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현수의 공백이 만만치 않다.
상위팀들 중에는 NC가 유일하게 큰 전력 누수 없이 업그레이드됐다. NC는 최고참 투수 손민한이 은퇴했지만, 최강 외국인 3인방을 모두 잔류시킨 데 이어 FA 박석민까지 영입했다. 흠잡을 데 없는 전력 구성으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리그 전체적으로는 혼전으로 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2015년 5강에 오르지 못한 하위팀들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주목받는 팀은 역시 한화. 정우람·심수창을 FA 영입한 한화는 최고 외인투수 에스밀 로저스까지 잔류시키며 기대감이 고조돼 있다. 2015년 6위로 탈꼴찌에 성공하며 패배의식을 걷어낸 한화는 최대 약점이었던 투수력이 크게 보강돼 2016년에는 5강, 그 이상의 목표를 잡아도 무방한 전력이다.
조원우 감독 체제로 새롭게 시작하는 롯데도 만만치 않다. 투타에서 정상급 활약을 한 외국인 3인방과 전원 재계약한 롯데는 내부 FA 송승준을 잡고, 외부 FA 손승락과 윤길현을 데려와 불펜을 보강했다. 수년간 불펜 문제로 고생한 롯데에는 최상의 영입이었다. 팀 체질 개선으로 분위기 상승도 기대된다.
신생팀 kt도 2년차 시즌을 맞아 탈꼴찌를 넘어 다크호스를 바라본다. 외부 FA로 리그 정상급 타자 유한준을 영입한 kt는 2차 드래프트에서 대어 이진영을 낚으며 공격력 보강에 성공했다. 댄 블랙과 재계약을 포기하며 3명으로 늘어난 외인투수는 마운드 전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LG와 KIA는 비교적 조용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LG는 정상호를 영입, 안방과 센터라인 안정을 도모하며 기초 다지기에 나섰다. KIA는 젊은 선수 위주로 리빌딩 기조를 이어간다. 화려함보다 내실을 기하며 뜻밖의 복병으로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쉽게 판도를 가늠할 수 없는 2016년 춘추전국시대가 이제 막 열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