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KBO 리그 출신 2번째 ML 진출 야수
20홈런이 성공의 기준, 경쟁 뚫고 기대 부응해야
한국의 '국민 거포' 박병호(30)가 이제 태평양을 건너 미국에 출격한다.

박병호는 지난달 2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가 옵션 포함 최대 5년 총액 18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미네소타는 포스팅을 신청한 박병호에게 1285만 달러를 응찰하며 한국산 거포 영입에 대한 기대감을 실었다.
예전부터 언젠가 있을지 모를 기회를 꿈꾸며 외국인 선수들과 스스럼 없이 대화를 나누고 스프링캠프에서도 메이저리그 TV를 틀어놓았던 청년의 꿈이 현실로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박병호는 당장 4월부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개막전을 치르는데 무난히 메이저리그에서 데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병호는 계약을 맺을 당시 주변과 팬들로부터 포스팅 금액에 비해 적은 연봉이라는 아쉬움을 많이 샀다. 그러나 박병호는 도장을 찍은 뒤 "예상보다 적은 금액이지만 돈은 중요하지 않다. 내가 가서 얼마나 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금액에 대해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기분좋게 사인했다"고 말했다.
이제 박병호가 보여줄 것은 바로 그 부분이다. 당장 2월부터 있을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박병호는 아는 이 없는 낯선 땅에서 경쟁의 세계에 떨어지게 된다. 현재 미네소타의 1루수는 프랜차이즈 스타 조 마우어기 때문에 지명타자로 시작할 확률이 높지만 그가 장타와 수비 등 자신의 기량을 모두 인정받기 위해서는 1루를 꿰차야 한다.
지난해 박병호의 역할을 했던 미겔 사노와의 포지션 경쟁에서도 살아남아야 한다. 사노는 박병호의 영입으로 외야수 전향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져지만, 이는 박병호가 꾸준히 팀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을 냈을 때 박병호에게 주어질 수 있는 특전이다. 결국 그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대만큼의 역할을 해내야 한다.
최근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의 박병호의 첫 해 성공 여부의 기준을 대부분 20홈런 달성 여부에 두고 있다. 최근 2년 연속 50홈런을 기록하며 KBO 리그의 새 역사를 쓴 박병호지만 그에게도 약점은 있다. 메이저리거들의 빠른 공에 적응해야 하고 삼진율도 낮추는 동시에 홈런까지 때려내기 위해서는 그가 가야 할 길이 바쁘다. 그는 유망주가 아니라 팀이 거액을 주고 사온 '용병'이기에 인내심을 발휘할 시간도 길지 않다.
박병호는 "지금까지 해온 야구와 전혀 다른 야구기 때문에 다시 도전하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각오를 밝혔다. 한국의 자랑이었던 박병호가 미국 무대에서도 위상을 드높일 수 있다면 강정호를 시작으로 열린 KBO 리그 출신 타자들의 메이저리그행 문이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