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SK소망] 신진급 대약진, 현재-미래 다 잡는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1.01 05: 50

왕조의 쇠퇴, 전력 약화는 분명 고민
위기는 곧 기회, 신진급 파도에 기대감
팀 역사의 한 페이지는 분명 넘어가고 있다. 이제 또 다른 페이지를 준비하고, 또 써내려갈 때다. 신진급 세력의 대약진을 기대하고 있는 SK는 2016년이 현재와 미래를 모두 잡는 일거양득의 한 해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만약 그렇다면 올해는 구단 역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SK는 2016년 시즌을 앞두고 전력의 새 판을 짜야 하는 중대한 상황에 놓였다. 의도한 부분도, 의도하지 않았던 부분도 있다. 알게 모르게 신진급 선수들을 앞으로 끌어놓는 작업을 벌였다는 것이 전자였다면, 지난 세월 팀의 주축을 이뤘던 간판선수들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통해 팀을 떠난 것은 후자다. 분명 눈에 보이는 객관적인 전력은 약해졌다. 특히 정우람 윤길현이 떠난 불펜이 그렇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SK는 이를 위기로 생각하기보다는 기회로 보고 있다. 이미 떠난 배에 미련을 둘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새로운 배를 만들고, 그 배를 적재적소에서 이끌어 갈 새 사공들을 키운다면 장기적으로는 리빌딩 시점을 더 당길 수도 있다. 선제적 대처가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그런 측면에서 2016년은 구단 역사상 가장 중대한 실험이 이뤄질 시기임은 분명해 보인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만은 없다. 희망도 분명 보인다. 왕조와의 작별을 예상하고 최근 2~3년간 육성에 박차를 가했던 SK다. 젊은 선수들은 일찌감치 군에 보내 미래에 대비했다. 그랬던 최근의 노력이 점차 그라운드 위에서 효과를 발휘할 때가 됐다. 젊은 선수들이 각자 가진 장점과 패기로 기존 선수들의 뒤를 밀어줄 수 있다면 시너지 효과가 나올 수 있다.
당장 가진 기초체력이 형편없는 것도 아니다. 지난해 내내 팬들의 애를 태웠던 타선은 바닥을 쳤다. 더 나빠질 것도 없는 가운데 반등에 기대가 걸린다. 박정권이 잔류했고 최정과 김강민이 건강하게 돌아온다면 빈 퍼즐이 채워진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의 특성에 맞게 일발장타력도 정비했다. 지난해 후반기 맹활약을 펼친 정의윤에 정상호의 보상선수로 최승준을 지명한 것은 SK의 달라진 기조를 읽을 수 있는 장면이었다. 여기에 발 빠른 젊은 선수들이 기동력을 보탠다면 김용희 감독이 원했던 공격적 야구를 추구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마운드에서는 신진급 선수들의 비상이 반드시 필요하다. 당장 구멍이 뚫린 불펜에 젊은 선수들이 패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군에서 제대한 정영일 문승원 등이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이건욱과 조한욱은 2007년 김광현 이후 족보가 끊긴 SK 마운드의 ‘신예 돌풍’을 재현할 기대주로 뽑힌다. 이 선수들이 노련한 베테랑들과 힘을 합친다면 외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올해 SK 성적을 좌우할 최대 포인트다.
물론 시행착오도, 아픔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해야 할 일, 언젠가는 겪어야 할 일이다. SK는 올해 세대교체에 가시적 성과를 내는 동시에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루며 ‘왕조 시즌2’의 연착륙을 노리겠다는 심산이다. 주변을 둘러싼 환경은 나쁘지도, 좋지도 않다. 이 무게추의 향방을 만드는 것은 결국 그들의 몫이다. 선수단의 부상 관리는 물론, 벤치의 정교한 시즌 계산과 위기관리능력이 매우 중요해졌음은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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