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에서는 테이블 세터로 타순 변경 예상
잠실보다 작은 캠든야즈에서 홈런 수 변화 주목
한국이 배출한 '타격기계' 김현수(27,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병신년 메이저리그에 당당히 도전한다.

지난달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달러 조건에 계약한 김현수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KBO리그 통산 타율 3할1푼8리, 출루율 4할6리로 정교한 타격과 쉽게 삼진을 당하지 않는 면을 과시한 김현수의 성적이 빅리그에서는 어떻게 변할지 관심이 쏠린다.
우선 팀의 25인 로스터에 포함될 것은 거의 확실하다. 현재까지 상황만 보면 주전 좌익수 자리도 김현수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볼티모어 외야는 중견수 애덤 존스를 제외하면 무주공산이다. 외부 영입만 없다면 주전 좌익수가 될 것도 유력하다. 송구 능력으로 인해 우익수로의 변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타순은 주전이 된 후에 결정될 일이지만, 한국에서와는 다른 타순을 맡게 될 것이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1번 혹은 2번 타순이 어울린다는 예측도 이미 쏟아졌다. KBO리그 통산 삼진(501개)보다 볼넷(597개)이 많은 점, 출루율이 4할을 넘긴 점에 현지 언론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야구 통계 전문가인 댄 짐보르스키가 고안한 프로그램인 ZiPS(SZymborski Projection System)는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 132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9리, 20홈런 64타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예상 WAR(대체선수 대비 승수 기여도)도 1.5로 몸값 대비 준수한 수준이다.
20홈런이 가능하다고 본 것은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도 한국에서의 마지막 시즌에 28홈런을 쳤던 부분도 고려가 됐을 것이다. 그리고 홈 구장이 넓은 잠실에서 캠든야즈로 바뀐 부분도 큰 변화다. 캠든야즈는 전체적으로 잠실구장보다 작고, 특히 우측 펜스가 97m로 짧아 좌타자인 김현수에게 유리한 조건이다. 홈런 파크팩터가 1.415인 캠든야즈는 메이저리그 전체 2위에 오른 구장일 정도로 홈런이 많이 터지는 곳이다.
또 하나의 변수는 바뀐 스트라이크 존이다. 김현수는 이에 대해 "(심판들이) 바깥쪽 공에 후하다고 하는데, 그만큼 몸쪽 공에 후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스트라이크존에는 적응해야 한다. 말리기 시작하면 끝까지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 심판이 콜을 하면 비슷한 코스는 치겠다"라고 말했다.
두산 전력분석팀 역시 바깥쪽 공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력분석팀 관계자는 "떨어지는 공에 대처가 되는 것 자체가 좋다. 그래서 빠른 볼을 생각하다가도 떨어지는 공이 왔을 때 따라갈 수 있다. 커브에 약한 면이 있지만 포크볼, 체인지업에 대처하는 능력은 좋다. 바깥쪽 볼에 골반이 일찍 열리는 면이 있는데, 좌완투수의 바깥쪽 볼에만 잘 대처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한편 김현수는 오는 9일 결혼식을 갖고 이달 중순 비자가 발급되면 미국 LA로 건너가 훈련에 임할 예정이다. LA에는 볼티모어 선수들이 운동할 수 있는 시설이 있어 김현수도 이곳에서 스프링 트레이닝 이전까지 몸을 만들고, 2월에는 동료들과 함께 플로리다에서 시즌에 대비한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