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MLB 전망] ‘상상 이상’ 강정호, 특급 진입 노린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1.01 05: 50

PIT 부동의 3루수 활용 예고
홈런 늘어나면 올스타급 성적 가능
숱한 ‘회의적 시선’이 싹 바뀌는 데는 불과 반년도 걸리지 않았다. 이제는 피츠버그 내야의 핵심으로 가장 큰 기대를 모으는 선수가 됐다. 기대치가 더 커진 강정호(29, 피츠버그)가 또 한 번 벽을 뛰어넘는다면, 가치 폭등과 함께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엘리트 카드로 진화할 발판을 만들 수 있다.

지난해 지구 선두 세인트루이스에 이어 내셔널리그 전체 2위의 성적을 냈던 피츠버그는 이번 오프시즌에서 ‘스몰마켓’ 팀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특급 자유계약선수(FA) 영입은 고사하고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주전 2루수 닐 워커가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다. 2016년 시즌 뒤 FA 자격을 얻을 워커를 눌러 앉힐 여력이 없는 피츠버그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에 강정호의 비중도 커졌다. ‘만능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아닌, ‘팀의 주전 3루수’로서의 임무가 요구되고 있다. 피츠버그는 이미 조시 해리슨을 2루에 보내고 강정호를 주전 3루수로 쓰겠다는 구상을 공공연하게 드러내고 있다. 강정호의 기량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모든 것이 회의적이었던 지난해 이맘때 시선과 비교하면 한층 달라진 위상을 실감할 수 있다.
강정호의 첫 시즌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박이었다. 시즌 초반 벤치에 더 자주 머무는 시기가 있기도 했지만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성공하는 선수의 전형적인 패턴이었다. 126경기에서 타율 2할8푼7리, 출루율 3할5푼5리, 장타율 0.461, 15홈런, 58타점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MLB)를 깜짝 놀라게 했다. 타율 3할7푼9리, OPS(출루율+장타율) 1.064, 3홈런을 기록한 7월에는 ‘이달의 신인’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누리기도 했다.
그래서 그럴까. 강정호에 대한 기대는 한껏 부풀어 있다. 지난해 9월 크리스 코글란(시카고 컵스)와의 충돌로 무릎 부상을 당해 현재 재활 중인 강정호가 피츠버그 전력의 키를 잡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닐 헌팅턴 단장은 강정호의 재활 상태에 대해 “5월보다는 4월에 복귀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며 빠른 복귀를 고대하고 있다. 강정호가 3루에 확실히 자리를 잡아야 피츠버그의 내야 구상도 완성되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재활이다. 타격과 수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무릎 부위를 다쳤기 때문에 운동능력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철저한 재활로 불안요소를 착실하게 제거해 나갈 필요가 있다. 여기에 ‘2년차’ 강정호를 바라보는 상대의 시선도 확 달라질 것이 분명한 만큼 스스로도 이를 뛰어넘는 노력과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 안주하는 순간 곧바로 추락하는 냉정한 세계가 바로 MLB다. 이는 두 눈으로 MLB의 수준을 확인한 강정호가 가장 잘 알고 있을 법한 명제다.
만약 강정호가 이런 고비를 모두 넘겨 지난해 이상의 성적을 기록할 경우 또 한 번의 대박이 기다린다. 부상이 없어 규정타석을 채웠다고 가정한다면, 강정호의 지난해 타율과 출루율은 내셔널리그 20위 정도에 속하는 호성적이었다. 이 정도만 유지해도 충분히 성공적이라고 할 만하다. 여기에 20홈런 이상을 기록할 경우 상대적으로 공격이 중요시되는 3루 포지션에서도 올스타급 성적이 나온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3루수로 20홈런 이상을 친 선수는 단 네 명(놀란 아레나도, 토드 프레지어, 맷 카펜터, 크리스 브라이언트) 뿐이었다. 이 중 프레지어, 아레나도, 브라이언트는 올스타가 됐다. 수많은 선수 중 올스타에 뽑힐 만한 선수들을 엘리트 선수로 칭한다면, 강정호는 그와 근접한 곳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의미다. 여러모로 불안보다는 기대가 큰 2016년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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