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SF-LAA에 새 둥지 '배수의 진'
'가능성 있다' 연내 MLB 데뷔 기대감
메이저리그(MLB)가 한국인 선수들로 북적이고 있다. 지난해 류현진(29, LA 다저스), 추신수(34, 텍사스), 강정호(29, 피츠버그)의 ‘삼각편대’에 박병호(30, 미네소타)와 김현수(28, 볼티모어)까지 합류했다. 지구별로 한 명씩 퍼져 보는 재미가 더 늘어났다.

여기에 MLB 무대를 노리는 선수들은 또 있다. 바로 마이너리그에서 와신상담의 시기를 보낸 두 명의 예비 메이저리거들이다. 이학주(26, 샌프란시스코)와 최지만(25, LA 에인절스)이 그들이다. 만약 두 선수까지 MLB 데뷔를 이룬다면 한국 야구의 MLB 역사상 최고 호황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은 결코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점차 영글어가고 있다.
고교 졸업 후 미국으로 진출, 눈물 젖은 빵을 곱씹은 두 선수는 공통점이 꽤 있다. 우선 부상으로 상승세가 꺾여 아쉬움을 샀다. 모두 경기 도중에 생긴 불의의 부상이었다. 이학주는 무릎, 최지만은 발목을 다쳐 꽤 오랜 기간 재활에 매달렸다. 결국 시련을 겪었다는 점도 비슷하다. 부상에 어려운 시기를 보낸 두 선수는 지난해 소속팀에서 방출대기(지명할당)되는 아픔을 맛봤다.
하지만 MLB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 결과 또 다른 기회를 맞이했다는 점까지 비슷하게 나아가고 있다. 이학주는 샌프란시스코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학주를 놓고 몇몇 팀이 경쟁을 벌였을 정도로 시장의 평가는 괜찮은 편이었다. 볼티모어와 계약을 맺었던 최지만은 지난해 12월 열린 룰5드래프트 때 LA 에인절스의 지명을 받아 팀을 옮겼다. 역시 잠재력을 인정받은 경우다. 비록 탬파베이와 시애틀에서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흐름은 나쁘지 않은 셈이다.
계약 조건도 나쁘지는 않다. 이학주는 6월 1일까지 MLB 로스터에 진입하지 못할 경우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을 넣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기회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즉시 다른 팀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최지만의 경우는 룰5드래프트의 특수 조항이 적용된다. 에인절스는 최지만을 25인 로스터에 포함시켜야 하며 일정 기간 이상 보유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는 원 소속팀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연내 MLB 데뷔 가능성이 한층 더 올라간 이유다.
물론 낙관은 이르다. 올스타 내야수인 브랜든 크로포드가 버티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내야진은 꽤 두꺼운 축에 속한다. 타격에서 약점을 가지고 있는 이학주는 수비와 주루로 어필해야 하는데 주전 경쟁은 녹록치 않다. 최지만도 룰5드래프트가 MLB 진입의 보증수표는 아니다. 지난해의 경우도 절반 이상은 MLB에 데뷔하지 못하고 전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결국 두 선수는 오는 스프링캠프에서의 자신의 역량을 모두 보여줘 벤치의 눈길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절대 과제를 안고 있다. 어쩌면 지금 현재의 위치는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여기에 두 선수는 어느덧 20대 중반에 이르렀다. 매년 수많은 유망주들이 쏟아져 나오는 MLB의 특성상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두 선수가 최근 각광받고 있는 ‘KBO-MLB 직행루트’와는 다른 길을 개척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