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3선발까지는 탄탄...4선발 고원준이 키
돌아온 구속 작년 11월 벌써 146km
롯데 자이언츠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FA 불펜투수 2명을 보강했다. 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은 2015시즌 중 사직구장을 방문해 '불펜이 약하니 그쪽으로 보강하는 게 어떻겠나'라는 의견을 냈고, 구단도 이에 충실히 따라 마무리 손승락과 필승조 윤길현을 한번에 영입했다.

이로써 롯데는 불펜에 구색을 갖추게 됐다. 지난 2011년과 2012년, 이른바 '양떼야구'로 강한 불펜을 구축했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2014년까지는 리그 중위권까지는 됐지만, 2015년 롯데 불펜은 전문가부터 팬들까지 지적하지 않은 이가 없었다.
뒷문단속은 했으니 이제 앞문을 걸어 잠궈야 한다. 바로 선발진 이야기다. 3선발까지는 다른 구단과 비교해도 밀릴 게 없는 롯데다. 조쉬 린드블럼-브룩스 레일리 원투펀치가 건재하고, 송승준도 FA 선언 뒤 잔류하면서 짜임새있는 선발진은 갖췄다. 물론 야구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건 무척 어렵지만, 이들 3명은 변수가 적은 검증이 된 투수들이다.
KBO리그는 2015년부터 144경기 체제로 진행되는데, 아무리 못해도 4선발까지는 갖춰야 시즌을 제대로 치를 수 있다. 5선발은 여러 선수들을 번갈아가며 기용해도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4선발이 불확실한 팀은 마운드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롯데는 2016년 가장 강력한 4선발 후보로 고원준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한때 재능은 뛰어나지만 노력이 그에 따르지 못하는 선수라는 평가까지 받았던 고원준이지만, 상무에서 2년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상무 입단 첫 해인 2014년에는 에이스로 활약했고,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후 재활까지 성공적으로 마쳐 마음의 짐까지 덜었다.
입대 전 고원준은 롯데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했다. 140km 중후반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 구사가 장점인데, 점점 직구 구속이 떨어지며 다른 구종까지 빛을 보지 못했었다. 하지만 고원준은 작년 11월 대만 마무리캠프에서 최고 146km까지 공을 뿌려 2016시즌에 대한 전망을 밝게 했다. 구속과 체력만 유지된다면 훌륭한 4선발 후보라고 할 수 있다.
고원준은 상무에서 꾸준히 운동을 한 덕분에 근육으로 갑옷을 둘렀다. 입대 전과 후 마음가짐도 다르다. 이제 팀 투수 중 중간급 선수로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이런 고원준이 4선발 자리에 정착해 20경기만 선발로 꾸준히 출전해도 롯데 마운드는 큰 걱정이 없다. 타선만 올해 수준으로 장타력을 폭발시킨다면 포스트시즌 진출도 어려운 이야기는 아니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