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를 앞두고 터진 손흥민(23, 토트넘)의 결승골은 짜릿했다. 하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악몽’이 따로 없었다.
토트넘은 지난해 12월 29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영국 비커리지 로드서 벌어진 왓포드와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서 후반 44분 극적으로 터진 손흥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3연승을 달린 토트넘(승점 35점)은 리그 3위로 뛰어올랐다.
손흥민은 우측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발뒤꿈치로 감각적으로 차 넣어 골을 만들었다. 손흥민은 “크로스가 나에게 좀 느렸다.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행운의 골이었다. 내가 어떻게 넣었는지 모르겠다. 정말 크레이지한 골이었다. 우리에게 중요한 골이었다. 승점 3점을 따서 아주 행복하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에게나 우리에게 모두 중요한 골이었다. 우리는 강한 선수층을 갖고 있고, 모든 선수가 중요하다. 손흥민은 벤치에서 나와 진짜 임팩트를 만들었다. 중요한 골을 넣었다”며 손흥민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손흥민의 골로 산체스 플로렌스 왓포드 감독의 아들 파울로가 울음을 터트렸다고 한다. 산체스는 “토트넘전이 끝나고 내 아들이 울었다. 우리가 마지막에 졌기 때문이다. 난 아들에게 ‘파울로 우리는 행복해져야 해’라고 말했다. 우리는 경쟁적이고, 팬들과 관계가 좋다.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내면서 팬들도 행복해한다. 최대한 많은 경기를 이겨야 하는 이유”라며 아들의 울음에서 동기부여를 찾았다.
챔피언십에서 승격한 왓포드는 리그 9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왓포드는 오는 3일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또 한 번의 시험대에 오른다. 산체스는 “우리는 행복해져야 할 많은 이유가 있다. 우리가 토트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지거나, 첼시를 상대로 비기면 화가 날 것이다. 다음 경기서는 아들을 울리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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