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타 거포 연이은 유출, 허정협 카드 부상
2015 퓨처스 홈런 전체 2위, 장타율 3위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허정협(26)이 팀의 장타력 약화를 막을 수 있을까.

넥센은 최근 몇년간 우타 거포 걱정이 없던 팀이었으나 2년 사이에 강정호, 박병호, 유한준, 박헌도 등이 빠져나가면서 우타자가 확 줄었다. 예전에는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외국인 타자를 좌타자로 영입해야 했으나 이제는 우타자가 아쉬운 상황이 됐다.
이 가운데 지난해부터 꾸준히 팀의 관심을 받았던 허정협이 우타 거포의 차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허정협은 외야수로 전향하면서 올 시즌 유한준의 이탈로 한 자리가 빈 외야 자리 경쟁에 나서볼 만한 기회가 왔다. 염경엽 넥센 감독 역시 허정협에게 꾸준한 관심을 주고 있다.
인천고를 나온 허정협은 투수로서 지명받는 데 실패하고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에서 타자로 전향했으나 야구를 그만둘 생각에 2010년 육군으로 입대해 현역 근무했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건 야구'라는 생각에 제대 후 재입학해 훈련에 매진했고 넥센에 육성선수로 입단, 지난해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지난해 염 감독이 육선성수 가운데 유일하게 스프링캠프에 데려갈 정도로 잠재력을 갖춘 허정협은 일단 장타력이 장점이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91경기에 출장해 97안타(19홈런) 70타점 61득점 타율 3할3푼7리 장타율 6할3푼5리를 기록하며 퓨처스 홈런 전체 2위, 장타율 3위를 차지했다.
허정협 스스로는 "내년에 당장 나를 1군에서 써달라고 하기에는 내가 아직 부족하다. 내년에 찬찬히 준비해서 내후년쯤 1군에 자리를 잡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지만 팀 사정상 그 기회가 조금 더 일찍 올 수 있다. 그때 문제는 허정협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느냐다. 주전 뿐 아니라 대타 카드로 활용되기 위해서라도 외야 수비와 컨택 능력을 꾸준히 보완해야 한다.
넥센에는 많은 어린 유망주들이 있다. 이들에 비해 먼 길을 돌고 돌아 야구로 돌아온 허정협은 젊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넥센이 선호하는 절실함을 갖고 있다. 겨우내 웨이트 트레이닝과 식이요법으로 몸을 단련한 허정협이 올해는 1군에서 거포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