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과 장타력을 메워라.
2016 시즌을 앞둔 KIA의 화두는 크게 두 가지이다. 우선 소방수 윤석민의 선발복귀로 헐거워진 뒷문을 보강해야 한다. 또 하나는 다른 팀에 비해 현격하게 모자란 장타력을 메울만한 재목을 찾아야 한다. 이런 화두를 메울만한 히든카드로 주목받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우완 김윤동(23)과 내야수 박진두(20)이다.
김윤동은 경북고를 졸업하고 2012년 KIA에 입단했다. 입단 당시는 외야수였다. 그러나 강한 어깨를 과시하자 투수로 전향했다. 그리고 투수로 김정수 코치에게 본격조련을 받았고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상무에서 입대했다. 2014년 퓨처스리그에서 18경기에 출전해 4승2패, 평균자책점 4.28를 기록했다. 작년에는 어깨통증으로 10경기에 그쳤고 3승1패, 평균자책점 4.94를 기록했다.

퓨처스리그 성적은 압도적이지 않다. 다만 그의 구위를 본 이들은 모두 미래의 KIA를 이끌 재목으로 본다. 무엇보다 148~149km짜리 묵직한 직구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슬라이더의 각도 예리하다. 아직은 투피치이지만 투심과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연마했다. 몸이 대단히 유연하다는 장점이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크다. 특히 마운드에서 떨지 않는 배짱도 갖추었다.
미완의 대기이지만 올 시즌 불펜의 히든카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KIA 불펜 가운데 우완 강속구 요원은 한승혁 뿐이다. 김윤동이 두각을 나타낸다면 더 없이 귀중한 자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 "정말 야구를 잘하고 싶다. 그렇다고 한차례 반짝이는 투수는 되지 않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광주 진흥고 출신의 좌타자 박진두는 2014년 2차 8라운드 81순위로 입단했다. 올해로 입단 3년째를 맞는다. 우선 체격에서 상대를 압도한다. 한국야구위원회 선수명단에는 187cm 110kg로 되어 있다. 그러나 체중이 130kg에 육박한다. 허벅지를 보면 일반인의 허리 사이즈이다.
작년 시범경기에서 김기태 감독이 박진두를 보자마자 미래의 유망주로 점찍었다. "왜 (2014) 마무리캠프에 참가시키지 않았느냐"면서 아쉬움을 나타낼 정도였다. 갑자기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선수들을 파악할 겨를이 없었다. 거구인데도 유연한데다 정교함을 갖춘 타격능력에 높은 평점을 매겼다. 작년 오키나와 가을캠프에 참가시켜 조련했다. 가히 박진두 캠프라고 말할 정도로 정성을 기울였다.

연습배팅에서 타구의 질이 다른 선수들과는 달랐다.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 홈런을 터트리기도 했다. 김성근 감독이 "재미있는 친구"라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작년 퓨처스리그에서는 주전으로 꾸준히 기용하며 성장세를 기다렸다. 타율 2할9푼1리, 11홈런, 38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 4할대에 이를 정도로 타격에서 재능을 보였지만 변화구 대처능력에서 보완점을 보였다. 아직은 미흡하지만 1루 수비력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올해는 김기태 감독이 1군요원으로 발탁할 가능성이 크다. 파워가 넘치기 때문에 기회를 잘 만든다면 장타력을 보완할 수 있는 재목으로 꼽히고 있다. KIA에서 홈런이 가능한 장타자는 브렛 필, 이범호, 나지완 뿐이다. 나지완은 작년 부진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홍구 백용환와 함께 박진두까지 가세한다면 장타력은 어느 정도 보강할 수 있다. 성격도 남자다움 그 자체로 시원시원하다. 박진두의 세상을 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