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FA시장...대형 타자들에게 유독 찬바람
저득점 시대·대형 계약 후 부진한 사례등이 원인
다소 이례적이다. 리그 최정상급 야수들이 FA 시장에서 새로운 구단을 찾지 못하고 있다. 수많은 팀들이 이들을 놓고 머니게임을 벌일 것 같았으나, 두 달이 넘게 무적신분이다.

현지 언론 또한 이에 의문을 표하면서도, 원인을 저득점 시대·리그 흐름의 변화로 바라봤다. 미국 보스턴 글로브의 닉 카파도 기자는 3일(이하 한국시간) ‘거포들의 활약이 FA 시장과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기사에서 카파도 기자는 “현재 리그는 5일에 한 번 등판하는 선발투수에게는 연 평균 3000만 달러를 쓰고 있다. 반면 시즌 중 단 5일만 쉬는 타자들은 여전히 계약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고 FA시장에서 특급 선발투수와 특급타자의 달라진 대우를 조명했다.
지금까지 이번 FA시장은 선발투수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데이비드 프라이스와 잭 그레인키가 연평균 3000만 달러가 넘는 대형계약을 맺었다. 자니 쿠에토, 조던 짐머맨, 제프 사마자, 마이크 리크 모두 5년 이상의 계약을 체결했다.
반면 타자들을 향한 관심은 덜하다. 현재까지 대형계약은 외야수 제이슨 헤이워드가 컵스와 8년 1억8400만 달러에 사인한 게 유일하다. 홈런왕 크리스 데이비스와 정상급 외야수 요에니스 세스페데스·저스틴 업튼·알렉스 고든 모두 새 유니폼을 입지 못했다. 스프링트레이닝 시작까지 45일 정도 남은 가운데, 각자가 원하는 계약조건이 나오지 않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해가 갈수록 득점이 적게 나오는 중이다. 투수들의 구속이 꾸준히 상승하고, 탈삼진이 많아지는 반면, 타자들의 기록은 하향세다. 2010시즌부터 2015시즌까지 6년 동안 팀당 평균득점이 4.5점 이하로 유지되고 있다. 2001시즌부터 2009시즌까지 10년 연속 4.5점 이상, 1999시즌과 2000시즌에는 5점 이상을 찍은 것과 상반된다. 점수를 뽑기 힘들게 되면서 각 팀들은 더 강한 투수를 선호하고 있다.
최근 타자들이 대형계약 후 부진한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른바 '먹튀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볼티모어 댄 듀켓 부사장은 “구단들이 최근 타자들의 대형계약 사례들을 참고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이 보토·알버트 푸홀스·조시 해밀턴·트로이 툴로위츠키·알렉스 로드리게스·마크 테세이라·칼 크로포드·라이언 브런·라이언 하워드 등은 대형계약 후 구단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해밀턴과 툴로위츠키는 소속팀에 거액의 부담을 안긴 채 트레이드됐다. 보토와 하워드의 소속팀 신시내티와 필라델피아는 리빌딩을 맞아, 이들의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만 기다리는 상황이다. 로드리게스와 브런은 금지약물 복용으로 출장정지 징계를 받고, 야유 속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대형 FA타자들이 이대로 미아로 남지는 않을 것이다. 카파도 기자는 “아직 2016시즌 전력을 구축하지 못한 팀들이 많다. 샌프란시스코는 FA시장에서 선발진을 보강했으나, 공격력을 더할 필요가 있다. 디트로이트와 에인절스, 화이트 삭스 또한 외야진에 보강이 필요하다”며 “때문에 현재 남아 있는 대형 FA 타자들 모두 결국에는 거액의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본다”고 예상했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