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주의 분전, 인삼공사가 발견한 가능성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1.03 19: 27

헤일리는 적어도, 이날은 외롭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헤일리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다는 약점과 함께 최하위로 추락한 KGC인삼공사가 이연주(25, 180㎝)의 맹활약에 위안을 삼았다. 이연주가 한 쪽 날개를 마저 펴자 인삼공사도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연주는 3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헤일리(35점)에 이어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16점을 올리며 모처럼 공수 양면에서 팀에 기여했다. 비록 팀이 다 잡은 승점 3점을 놓치며 아쉽게 역전패를 당하기는 했으나 이날 이연주가 보여준 공격에서의 상승세는 한가닥 위안이었다.
순도도 높았다. 공격 성공률이 51.61%에 이르렀을 뿐 아니라 중요한 상황에서 묵직한 스파이크를 꽂으며 팀의 사기도 높였다. 모처럼 ‘쌍포’가 날개를 편 인삼공사의 경기력도 확 달라졌다. 다만 1일 김천에서 경기를 치른 뒤 하루를 쉬고 다시 경기에 나선 인삼공사의 체력은 4세트 이후 급격하게 떨어져 있었다. 마지막에 힘을 쓰지 못한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국내파 주포들의 부진이라는 고민 속에 최하위로 처진 인삼공사는 이날 어느 정도 답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올 시즌 공격에서는 부진했던 이연주가 적재적소에 득점을 올리며 헤일리에 치우친 공격 루트를 분담했기 때문이다. 비록 공격 점유율은 여전히 헤일리 쪽으로 치우쳤지만 이연주가 힘을 내자 인삼공사의 결정력도 사뭇 달라졌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 있는 흥국생명과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꾸준히 인삼공사의 주전 레프트로 나서고 있는 이연주는 올 시즌 수비에서는 자신의 몫을 하고 있다. 이연주는 이날 경기 전까지 세트당 3.333개의 리시브를 기록하며 채선아(IBK기업은행, 3.525개)에 이어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디그에서도 세트당 3.742개를 기록, 수비(리시브+디그)에서는 7.076개로 리그 선두다. 수비 부문에서 세트당 7개를 넘어가는 선수는 여자부에서 이연주가 유일하다.
그러나 공격에서는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팀 공격의 18%를 점유했지만 성공률은 26.7%에 그쳤다. 이연주와 백목화가 힘을 쓰지 못하자 가뜩이나 중앙 속공이 약한 인삼공사는 헤일리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헤일리도 체력에 한계가 있었고, 상대도 대비가 수월했다. 인삼공사가 비교적 질긴 승부에서 확실한 해결을 내지 못했던 이유였다.
하지만 이날은 비교적 몸이 가벼워보였다. 자신감이 떨어져 연타 공격에 의존하는 모습이 강했지만 오늘은 자신있게 강타를 때렸다. 4세트 이후 체력이 떨어지며 활약하지 못한 부분은 아쉽지만 향후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기는 충분한 한 판이었다. 이연주의 활약은 올 시즌 뿐만 아니라 다음 시즌 이후에도 필요하다는 점에서 남은 시즌 동안 지켜볼 필요가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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