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아킬레스건] 김현수 빠진 클린업, 파괴력 물음표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1.04 06: 00

민병헌-김현수-양의지 클린업 변화 불가피
김현수 공백 메울 유일한 대안은 새 외국인 타자
 챔피언은 약점이 적은 팀만 가질 수 있는 칭호다. 하지만 정상 수성을 노리는 두산 베어스는 전에 없던 아킬레스건을 갖게 됐다.

지난해까지 두산은 김현수라는 강타자가 있어 타선의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 지난 시즌 김현수는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6리, 28홈런 121타점 11도루로 공격력을 과시했다. 장타 면에서는 입단 후 최고의 성과고, 타율도 자신의 기록 중 세 번째로 좋았다. 그 결과 그는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계약(2년 700만 달러)에 성공했다.
개인에게는 영광이자 감격이지만, 친정인 두산은 커다란 공백을 메워야 하는 부담을 안았다. 특히 3번으로 시즌을 시작했던 김현수는 4번으로 이동해 외국인 타자의 몫을 대신했을 정도로 비중이 큰 선수였다. 민병헌-김현수-양의지로 이어지는 중심타선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김현수의 공백을 메울 1순위는 역시 새로 합류할 외국인 타자다. 지난해 뛰었던 잭 루츠와 데이빈슨 로메로의 합계 성적은 84경기 타율 2할4푼(292타수 70안타), 13홈런 53타점으로 실망스러웠다. 믿음직한 새 4번이 와준다면 앞뒤로 민병헌과 양의지를 두고 클린업의 틀을 갖출 수 있다.
그러나 타이론 우즈가 떠난 뒤 두산의 외국인 타자 농사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2015 시즌 외국인 스카우트 결과는 최악에 가까웠다. 한 해 앞서 2014 시즌을 앞두고 야심차게 데려온 호르헤 칸투는 전반기에만 18홈런을 몰아쳤으나, 후반기에는 단 한 번도 외야 페어지역 펜스 밖으로 타구를 넘기지 못했다. 외국인 타자의 활약이 기대 이하일 경우 제대로 된 중심타선 구성 자체가 어려워진다.
다행히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고 있는 점은 위안이 될 요소다. 넓은 구장에서는 많은 홈런을 터뜨리기 어렵다. 하지만 반대로 두산 투수들 역시 장타를 억제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얻는다. 장타가 부족하다면 정확한 타격으로 이를 일정부분 채울 수 있는 곳이 바로 잠실이다.
만약 외국인 타자와의 계약이 믿음직한 4번을 얻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두산은 토종 타자 전원이 평균 이상의 타격을 보여줘야 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오재원이 있는 6번과 김재호가 버티는 9번은 강하다. 7번과 8번은 아직 미정이다. 외국인 선수가 어느 포지션으로 오느냐에 따라 연쇄적인 변화가 가능해 유동적이다.
반면 외국인 타자가 기대 혹은 그 이상의 타격 능력을 과시하면 약점으로 지적된 중심타선의 파괴력 문제 역시 의외로 쉽게 해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물론 민병헌과 양의지가 지난해와 비슷한 성적을 낸다는 가정 하에 새 4번타자가 김현수 수준의 성적을 찍어야 하니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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