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재기도전] ‘돌아온’ 이승호, 친정 SK에서 유종의 미?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1.05 06: 01

최근 4년간 부진, 친정 SK 컴백
'몸 상태 OK' 친정서 재기 기대감
돌고 돌아 결국 자신의 영광을 함께 했던 친정으로 돌아왔다. 부상으로 인한 부진의 긴 터널에 빠졌던 이승호(35, SK)가 익숙했던 인천 땅을 다시 밟는다. 좌완 전력이 약해진 SK도 이승호의 부활에 적잖은 기대를 걸고 있는 눈치다. 명예회복과 함께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SK는 다른 방향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애썼다. 보호선수 3명(최승준 김승회 조영우)을 지명한 것에 이어 NC의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됐던 이승호를 영입하며 좌완 전력 추가에 나섰다. 사실 쉽게 예상하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이미 전성기가 지나 팀에서 방출된 이승호였다. SK는 모험을 선택했고, 이승호는 기회를 얻었다.
이승호는 SK 팬들의 향수를 자극할 만한 이름이다. 군산상고를 졸업하고 2000년 쌍방울의 1차 지명을 받은 이승호는 곧바로 간판을 SK로 바꿔 단 팀의 대들보로 활약했다. 신인 시즌이었던 2000년 42경기에 나가 10승12패9세이브 평균자책점 4.51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따냈다. 이승호의 영광은 그 후로도 꽤 오랜 시간 이어졌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팀이 필요로 할 때 힘을 보탰다.
리그 최고의 전천후 투수 중 하나라는 극찬을 받은 이승호는 SK의 왕조를 이끈 마운드 공신 중 하나로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SK와의 첫 인연은 2011년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FA 자격을 얻어 자신의 몸값을 더 후하게 친 롯데로 이적했다. SK라는 익숙한 유니폼을 벗어서 그럴까. 그 후로는 내리막이었다. 이적 첫 시즌이었던 2012년 41경기에서 2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한 이후로는 부상과 싸웠다.
2013년 NC의 특별지명 당시 팀을 옮기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던 이승호는 그 후 잊힌 선수가 됐다. 2013년 12경기, 2015년 1경기에 나서는 데 그친 끝에 방출됐다. 그런 이승호의 손을 다시 잡은 팀은 친정팀 SK였다. SK의 한 관계자는 “시즌 동안 이승호의 투구를 유심히 관찰했었다. 부상에서는 탈출했고 여전히 130㎞ 후반대에 이르는 공을 던질 수 있었다. 팀 불펜 전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라고 했다. 즉흥적으로 이뤄진 영입은 아님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승호는 지난해 퓨처스리그 19경기에서 5승2패2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4.09를 기록했다. 전성기만한 기량은 아니지만 몸 상태는 스스로도 어느 정도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SK는 이승호가 투수진 최고참 중 하나로서 위기의 불펜에 경험과 다양성을 불어넣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우람이 한화로 떠난 SK의 불펜은 불안요소가 많다. 특히 왼손 전력은 양적으로도 부족하다는 평가다. 이승호가 분전할 수 있다면 하나의 옵션을 추가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그 자체만으로도 적잖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이승호의 각오도 남다르다. 이승호는 “최근 몇 년간 많은 이닝을 던지지 않아 어깨와 몸 상태는 좋다”라면서 “친정팀에서 마지막 선수생활을 불태울 수 있도록 다시 불러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가 운동에 전념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돌고 돌아온 이승호의 재기 스토리가 2016년 SK의 화두가 된다면, SK 불펜도 우려 섞인 시선을 씻어낼 또 하나의 길이 생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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