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5개사의 2015년 연간 판매량이 157만 9706대로 19년 만에 최대치를 올린 가운데, 시장 우위 업체인 현대기아차보다 3~5위 업체인 한국지엠, 쌍용차, 르노삼성의 대표주자들로 보다 다채로운 시장이 형성됐다.
4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일제히 12월과 2015년 연간 누적 판매량을 발표했다. 5개사 중 한국지엠은 2002년 최사 출범이래 연간 최대 내수 실적을 올렸고, 쌍용차는 2003년 이후 12년 만에 내수 판매 최고치를 찍었다. 굵직한 신차가 없었던 르노삼성도 당초 연간 판매 목표인 8만 대 달성에 성공했다.
현대기아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이 80%가 넘을 때만 하더라도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은 국민차 별명이 붙었던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로 제한돼 있었다. 하지만 2015년은 달랐다. 수입차의 강세와 하위권 업체의 틈새 공략은 새로움에 목말라 있던 소비자들을 제대로 겨냥했다.

한국지엠의 대표주자로는 ‘스파크’가 뽑히지만 숨은 강자는 따로 있다. 바로 7인승 MPV ‘올란도’다. ‘올란도’는 국산 MPV 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모델로, 유일한 경쟁자인 기아차의 ‘카렌스’가 죽을 쓰고 있는 정도다.
두 모델의 지난해 연간 판매량은 ‘올란도’가 1만 9686대, ‘카렌스’가 3647대로 5배 가량 차이가 난다. ‘올란도’는 지난 12월 개소세 인하 효과에 힘입어 2402대가 팔려 월간 최대 판매량을 올리며 한국지엠의 연간 최대 실적 달성을 견인했다.
쌍용차는 ‘티볼리’의 활약으로 단숨에 내수 시장 4위로 자리잡았다. ‘티볼리’는 지난 한 해 동안 무려 4만 5021대가 판매, 쌍용차 전체 판매량을 이끌며 3년 연속 내수 판매 14만 대 돌파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이는 쌍용차 연간 판매량 9만 9664대의 약 45%에 해당하는 양이며 쌍용차의 단일 차종으로 2004년 ‘렉스턴(5만 4274대)’ 이후 연간 판매 실적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티볼리’는 출시 직후 소형 SUV 시장뿐만 아니라 차종을 불문하고 엔트리 시장의 절대 강자로 떠오르며 쌍용차의 부활을 알렸다.
2015년 내수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며 질타를 받았던 르노삼성은 ‘QM3’ 덕에 체면치레를 할 수 있었다. 사전예약은 2014년 11월, 공식출시는 12월이었지만 본격 판매는 2015년 3월부터 이뤄진 ‘QM3’는 지난 한 해 동안 2만 4560대가 팔렸다.
‘QM3’는 ‘티볼리’ 보다 앞서 출시되면서 소형 SUV 시장의 도래를 알렸고, 소형 SUV 시장의 문을 여는 역을 맡았다. 르노삼성 내부에서는 ‘SM5’와 약 700대의 근소한 차이로 판매 1등을 기록, 르노삼성의 새로운 얼굴로 자리 잡았다.

업계서는 올해 내수 시장 크기가 2015년 대비 4.6% 감소 175만 대 판매를 전망했다. 가계 부채부담 증가, 경쟁 심화 등의 내수 판매에 있어 부정적인 요인들을 각 업체의 간판 모델들이 어떻게 헤쳐나갈지 2016년 병신년 그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fj@osen.co.kr
[사진] 한국지엠 '올란도', 쌍용차 '티볼리', 르노삼성 'QM3'(위부터). /각 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