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넥센·두산·SK, 주축 선수 이탈
대체 선수들의 활약에 운명 달려
올 겨울 KBO 스토브리그의 가장 큰 특징은 상위팀들의 전력 약화다. NC를 제외한 지난해 5강에 든 4개 팀이 모두 주축 선수들의 이탈로 2016시즌 전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진정한 강팀이라면 특정 선수의 이탈에도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대체 선수가 언제든 준비된 팀이야말로 진짜 강팀이다. 2016시즌은 상위팀들이 다시 시험대에 오르는 시기이고, 대체 선수들의 활약에 운명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겨울 타격이 가장 큰 팀은 역시 넥센이다. 4번타자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에이스 앤디 밴헤켄은 일본프로야구로 떠났다. 마무리 손승락과 중심타자 유한준마저 FA로 이적하며 중요 전력 4명이 한꺼번에 빠져나갔다. 새 외국인 투수 로버트 코엘로가 밴헤켄의 자리를 대신하겠지만, 손승락의 빈자리는 마땅치 않다.
그동안 화력으로 마운드를 커버해 온 넥센으로선 박병호·유한준의 공백이 크다. 새 외국인 타자 대니 돈의 어깨가 매우 무겁다. 박병호 같은 장타력은 아니더라도 4번 타순에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지난해 강정호의 공백을 김하성이 메운 것처럼 유한준의 자리는 또 다른 특급 유망주 임병욱이 대체 후보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통합우승 5연패에 실패한 삼성도 투타에서 전력 공백이 만만치 않다. 투수 쪽에서는 마무리 임창용이 불법도박 문제로 방출됐고, 야수로는 3루수 박석민과 2루수 야마이코 나바로가 이탈했다. 아직 마무리를 낙점하지 못한 가운데 3루수 자리에는 새 외국인 아롬 발디리스가 합류했다. 2루수로 누군가 튀어나와야 한다. 무릎 부상 이후 재활로 지난해를 통째로 쉬었던 조동찬이 재기할 수 있을지 여부가 중요한 관건이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두산은 대부분 전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선수가 한 명 빠졌다. 간판스타 김현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것이다. 2008년부터 8년간 중심타자로 활약해온 김현수의 그림자를 한 번에 지우기란 쉽지 않을 전망. 대체자로는 유망주 껍질을 깨기 시작한 외야수 박건우가 꼽힌다. 정확한 타격과 빠른 발을 살린다면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지난해 힘겹게 5위에 들었으나 한 경기 만에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탈락한 SK도 구멍이 숭숭 나있다. 구원투수 정우람·윤길현과 포수 정상호가 FA로 팀을 떠났다. 특히 정우람과 윤길현이 빠져나간 불펜에서 공백이 크게 느껴진다. 새 소방수 적임자로는 좌완 박희수가 있다. 어깨 통증으로 고생한 박희수는 지난해 막판부터 1군 전력에 가세했다. 2011~2013년 한창 좋을 때 모습이면 정우람의 공백도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
하위권이었던 한화·롯데·kt가 눈에 띄는 전력 보강으로 상위권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상위팀들이 주력 선수들의 빈자리에도 굴하지 않고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궁금하다. 키플레이어가 될 대체 선수들이 팀의 운명을 쥐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대니 돈-조동찬-박건우-박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