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력에 물이 오른 이정현(29, KGC)도 피하지 못하는 논란이 있다. 바로 ‘헐리웃 액션’이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5일 안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5-2016 KCC 프로농구 5라운드서 인천 전자랜드를 90-82로 제압했다. 2연패서 탈출한 KGC는 22승 16패, 4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최하위 전자랜드(11승 27패)는 8연패의 늪에 빠졌다.
승리의 주역은 이정현이었다. 1쿼터에만 12점을 폭발시킨 이정현은 KGC가 전반전을 20점 앞서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4쿼터 리카르도 포웰(32점)을 앞세운 전자랜드가 4점차 턱밑까지 추격했다. 이 때 이정현이 다시 한 번 나섰다. 이정현은 3점슛과 자유투 2구로 5점을 더 보태 승리를 결정지었다. 20점, 7어시스트의 순도 높은 활약이었다. 특히 장기인 3점슛은 8개를 쏴서 6개가 림을 통과했다.

20득점을 넘기는 국내선수가 가뭄에 콩 나오듯 나오는 요즘 프로농구다. 그래서 이정현의 가치는 더욱 빛나고 있다. 올 시즌 이정현은 평균 16.3점을 기록하며 득점순위 10위를 달리고 있다. 10위 안에 국내선수는 이정현이 유일하다. 경기당 3점슛 성공개수도 이정현이 2.37개로 2위 두경민(2.26)과 3위 조성민(2.25개)을 제치고 선두다. 비시즌 국가대표로 선발돼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을 다녀온 뒤 이정현의 기량은 부쩍 늘었다.
하지만 논란거리도 있다. 이정현은 골밑에서 슛을 쏴서 파울을 얻는 과정에서 ‘만세’를 불러 동작이 과도하게 크다는 지적이 있다. 또 돌파를 할 때 목을 꺾기도 한다. 일명 ‘헐리웃 액션’이다. 조 잭슨 등 외국선수들은 이정현의 동작을 따라하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상대 견제가 심해져 나오는 동작들이다. 이정현은 경기당 2.73개의 자유투를 성공시켜 리그 12위에 올라있다.
이정현도 할 말이 있다. 그는 “진짜 뛰는 입장에서 상대 견제가 심하다. 코트 안에서 뛰다보면 액션이 과한 것도 있는 것 같다”며 순순히 인정했다. 이어 이정현은 “팬들이 그렇게 본다면 내가 자제해야 한다. 앞으로 (헐리웃 액션을) 좀 더 고치고 상대 견제도 이겨내고 쉽게 흥분하는 모습도 자중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꼭 선수만 탓할 수는 없다. KBL 심판진들은 올 시즌을 앞두고 ‘헐리웃 액션’ 일명 플라핑을 강하게 제재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경기 중에 바로 플라핑을 잡겠다며 징벌 의지가 대단했다. 경기 중 징계는 NBA도 못하는 일이다. 하지만 시즌이 중반으로 갈수록 심판들이 플라핑에 휘슬을 부는 횟수는 부쩍 줄었다. 단순히 선수를 벌하겠다는 의도는 있지만, 플라핑에 대한 확실한 재교육은 없는 상황. KBL은 NBA처럼 홈페이지서 플라핑 사례를 영상으로 보여주지도 않는다.
선수들도 심판이 파울로 잡아주기 때문에 액션이 더 과도해지는 측면이 있다. 많은 선수들은 아직도 심판들이 언제 파울을 불어주는지 기준을 모르는 상황.
과도한 액션은 농구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다. 일차적인 책임은 선수들에게 있다. 하지만 그런 환경을 조성한 KBL도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 jasosneo34@osen.co.kr
[사진] 안양=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