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강한 선발진 이뤄야 PS 진출 희망 생겨
5선발 한 자리 두고 봉중근 김광삼 장진용 임찬규 경쟁구도
2016시즌 LG 트윈스가 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선발야구다. 안정된 선발진을 앞세워 시즌 내내 꾸준히 승리를 쌓으려 한다. 그만큼 확정되지 않은 외국인투수와 5선발투수의 활약이 절실하다.

일단 선발진 네 자리는 확정됐다. 아직 외국인 선발투수 한 자리가 채워지지 않았으나, 인내심을 갖고 대어급 투수를 찾는 중이다. 빠르면 스프링캠프 전에, 늦어도 시즌 개막까지는 새로운 외인투수를 데려오려고 한다. 1선발급 외국인투수를 영입하면, 소사·우규민·류제국으로 4선발까지 완성된다.
양상문 감독은 2016시즌 키 플레이어로 류제국을 꼽으며 “제국이가 규민이와 함께 토종 원투펀치 역할을 해줘야 한다. 지난해에는 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승수가 적었는데 올해에는 다시 두 자릿수 승을 올려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제국이가 최소 10승 이상을 하면 팀 전체도 안정적으로 움직일 것이라 본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류제국 만큼이나 류제국 다음 자리도 중요하다. 2016시즌도 휴식기 없는 144경기 체제로 진행됨을 감안하면, 5명 이상의 선발투수가 경쟁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정규시즌서 1위와 2위를 차지한 삼성과 NC를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삼성은 선발투수 5명(피가로·윤성환·차우찬·클로이드·장원삼)이 모두 135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두 자릿수 승을 올렸다. NC도 비슷했다. 선발투수 5명이 100이닝 이상을 던졌고, 스튜어트를 제외한 해커·이태양·이재학·손민한이 10승 이상을 올렸다. 찰리가 53⅓이닝 4승, 찰리의 대체자인 스튜어트가 117⅔이닝 8승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NC 역시 안정된 선발야구를 펼쳤음을 알 수 있다.
LG가 그리고 있는 청사진도 이와 비슷하다. 2015시즌을 기준으로 퀄리티스타트 부문에서 삼성이 75회로 압도적인 1위, 롯데가 59회로 2위, 두산이 58회로 3위, LG가 57회로 SK와 공동 4위에 자리했다. 선발투수 이닝 부문에선 삼성이 850이닝으로 1위, LG가 779⅓이닝으로 2위였다. 루카스 자리에 정상급 외국인투수가 들어오고, 다섯 번째 선발투수까지 활약한다면, LG 또한 선발야구를 펼칠 수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5선발 후보는 봉중근이다. 봉중근은 2008시즌부터 2010시즌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올렸고, 국가대표 에이스로도 맹활약했다. 이후 팔꿈치 수술을 받고, 마무리투수로 보직을 변경하며 선발투수에서 멀어졌다. 그러다가 2015시즌 막바지 선발투수로 돌아왔다. 아쉬움 속에서 두 번의 선발 등판 경기를 치렀지만, 올해에는 과거 에이스의 모습을 재현하려 한다.
김광삼과 장진용도 선발진 한 자리를 노린다. 봉중근이 괌에서 연말을 보내며 2016시즌을 준비한 것처럼, 김광삼과 장진용은 함께 사이판으로 건너가 몸을 만들었다. 김광삼과 장진용 모두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라는 다짐으로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지난해 주장을 맡았던 이진영은 김광삼을 동료에서 적으로 마주하게 됐음에도 “올해는 광삼이가 꼭 잘 됐으면 좋겠다. 선수생활을 하면서 광삼이만큼 열심히 운동하는 선수를 본 적이 없다. 김광삼은 언제 어디서든 혼자서 묵묵하게 훈련하는 선수다”며 김광삼의 성공을 기원했다.
시즌 초반은 아니지만, 중반 이후에는 젊은 선수들도 선발진에 도전할 수 있다. 임찬규는 마무리캠프서 투구수를 70, 80개까지 늘렸다. 일단은 불펜진에서 롱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군 입대 전이었던 2012시즌과 2013시즌 1군 무대서 선발투수로 나섰다. 지난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준형도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선발 등판하고 있다. 새로 개설된 피칭아카데미에선 고졸신인 김대현과 유재유가 이상훈 코치의 지도를 받는다. 스카우트 당시에는 김대현이 마무리감, 유재유가 선발감으로 꼽혔으나, 둘 다 선발투수로 육성될 수도 있다.
시즌은 길고 예상치 못했던 변수는 터지기 마련이다. 선발투수 5명으로 한 시즌을 완주하는 팀은 없다. ‘다다익선’은 불펜진이 뿐이 아닌 선발진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LG가 빈틈없는 선발진을 구축한다면, 다시 가을야구를 바라볼 것이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