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코-옥스프링, 나란히 2군 투타 코치
롯데 "자기관리 비법전수 기대"
훌리오 프랑코(58)는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후보까지 이름을 올렸던 선수다. 2000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며 KBO리그와 첫 인연을 맺었고, 당시 삼성에서 만난 이들과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다 2014년에는 루이스 히메네스를 추천해주기도 했다.

지도자로는 2009년 루키리그 감독을 시작으로 멕시코리그, 그리고 미국과 일본 독립리그에서 감독으로 활약했다. 코칭스태프에게 주어진 역할이 체계적인 곳이 아니라, 프랑코 본인이 선수 겸 감독으로 활동할 수 있는 구단이 많았다.
크리스 옥스프링(39)은 KBO리그에서 풀시즌을 치른 4년 동안 모두 10승을 넘긴 투수다. 당장 작년만 하더라도 신생팀 kt 위즈 에이스로 활약하며 12승 10패 185이닝 평균자책점 4.48을 거뒀다. 하지만 kt는 재계약을 포기했고, 옥스프링은 현역 연장의지를 보여줬다.
2009년 2회 WBC에 호주대표로 출전 후 팔꿈치 부상을 당해 LG 트윈스를 떠나 다시 호주로 돌아갔다. 당시에는 은행원으로 일했고, 호주에 프로야구 리그가 생기자 플레잉코치로 활동했다. 현역 시절부터 젊은 선수들을 가르치는 걸 좋아했다.
둘 다 올해부터 롯데 2군 코치로 활동하게 된다. KBO리그를 경험했던 외국인선수가 코치로 돌아오는 건 꽤나 이례적인 일이다. 롯데는 라이언 사도스키 스카우트 코치의 성공에 고무되어 외국인코치 2명을 연달아 영입했다. 프랑코는 2군 타격코치, 옥스프링은 2군 투수코치다.
코치로 검증이 된 인물들은 아니다. 선수들을 가르친 경험은 있지만, 체계적으로 지도를 해보지는 않았다. 이들의 보직은 2군 코치,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책임지고 있다.
구단도 이를 알고 있다. 프랑코와 옥스프링이 기술뿐만 아니라 프로 선수가 갖춰야 할 정신력까지 심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둘의 공통점이 있다면 자기관리만큼은 최정상급이라는 점이다. 프랑코는 메이저리그에서 만48세까지 뛰었고, 옥스프링 역시 30대 후반 나이에도 이닝이터로 큰 부상없이 3년 연속 로테이션을 지켰다.
또 한 가지 의미가 더 있다. 구단이 국내 코치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걸 뜻한다. 3년 전까지만 해도 롯데는 가장 코치 수가 적은 구단 중 하나였다. 그때문인지 몰라도 유망주 성장도 더뎠고, 2년 째 코치 영입에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지만 상황이 쉽지만은 않았다. 롯데는 외국인 코칭스태프에 큰 거부감이 없는 팀이다. 제리 로이스터에 도위창만 봐도 그렇다.
프랑코와 옥스프링 영입은 도박이 될 수도 있다. 검증되지 않은 지도력, 기존 국내 코칭스태프와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말이다. 작년 2군 타격코치로 활약한 모토니시 아츠히로는 젊은 타자들이 마음으로 따랐고 기량 성장에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 구단 그리고 기존 코칭스태프와 잘 어울리지 못해 한국을 떠났다.
롯데는 두 코치가 소신껏 선수 지도에만 전념하게끔 환경을 만들어 줘야하고, 이들 역시 코치로서 KBO리그를 존중해야 한다. 그래야만 최고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