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래, "어려워도 극복하는 것이 내 역할"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01.06 15: 26

"어려워도 극복하는 것이 내 역할이고, 이끌어가는 것이 내 의무다."
전남 드래곤즈 노상래 감독에게 지난 시즌은 많은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다. 전남의 지휘봉을 처음 잡았지만 시즌 초반 승승장구하며 상위권에 머물다가 후반기에 부진에 빠져 결국 9위로 리그를 마쳤다. 1차 목표였던 스플릿 라운드 상위 그룹 진출에 실패한 이후 노상래 감독은 아쉬움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노상래 감독으로서는 이번 시즌에 아쉬움을 풀어야 하는 상황. 그러나 쉽지 않다. 모기업 포스코의 경영난으로 지난해보다 예산이 30% 줄었다. 게다가 전남을 후원하던 기업들도 같이 주머니를 닫았다. 전남의 올해 예산은 몇몇 시민 구단보다도 적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오프 시즌에 전력 보강을 위해 돈을 써야 하는 전남으로서는 쉽게 지갑이 열리지 않는다.

악재에도 노상래 감독은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다. 6일 전남의 출정식이 열린 서울국립현충원에서 만난 "어려워도 극복하는 것이 내 역할이고, 이끌어가는 것이 내 의무다"며 고개를 젓고 "부족하고 상황이 좋지 않은 걸 안다. 모든 것이 바뀌면 좋겠지만 마음을 비우고 자신감을 갖고 임해야 할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전남은 최근 이종호와 임종은이 전북 현대로 떠났고, 김병지와 계약이 만료되는 등 선수단에 여러 변화가 있었다. 이에 대해 노 감독은 "나간 선수들과 영입한 선수들을 비교하면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좋은 모습을 보이면 커버가 될 것이라고 본다. 선수들이 잘 적응하고 좋은 모습을 보이면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답했다.
대표적인 선수가 조석재다. 이종호와 임종은을 전북에 보내고 임대해온 조석재는 지난 시즌 충주 험멜에서 36경기에 출전해 19골을 넣었다. 노상래 감독은 조석재가 이종호의 빈 자리를 채워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이종호와 호흡을 맞췄던 스테보에게 "이종호"라며 이종호와 같은 역할을 부여할 것으로 예고했다.
노 감독은 "석재가 종호 만큼 했으면 한다. 종호 만큼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물론 본인이 부담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팀에 합류하고 지켜보니 괜찮은 것 같다"며 "석재 만의 장점이 있다. 기술 등은 종호보다 안 떨어진다. 다만 (팀에 처음 온 만큼) 팀적으로 같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공격 진영에서 동료들과 어울리는 플레이를 보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큰 목표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로 설정했던 노상래 감독은 올해에는 지난 2년 동안 실패한 스플릿 라운드 상위 그룹 진출로 바꿨다. 노 감독은 "목표라는 건 항상 높을 수록 좋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2년이 좋지 않았다. 큰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목표를 일단 잡은 것이다. 첫 기준점이 상위 그룹인 셈이다"고 말했다.
호남 라이벌인 전북 현대를 잡고 싶다는 욕심도 드러냈다. 노 감독은 "전북과 세 차례 대결에서 모두 이기고 싶다. 전북으로 간 종호도 우리를 봐주지 않겠다고 하더라"며 "지난해 비슷한 결과를 얻었지만, 경기력에서는 좋지 않았다. 게다가 올해 전북이 매우 강하다. 그럼에도 전북을 잡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전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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