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는 동결-구단은 삭감 주장
정규시즌 3개월 부상 고려해 삭감에 합의
합의는 일찌감치 끝났다. 계약 발표가 조금 늦어졌을 뿐이다. 두산 베어스가 동결을 원했던 더스틴 니퍼트(35)를 설득하는 데 성공하며 재계약을 맺었다.

두산은 6일 니퍼트와 120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50만 달러로 당시 외국인 선수 역대 최고 몸값을 기록했던 니퍼트는 몸값이 삭감되기는 했지만 6년 연속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됐고, 명예회복의 기회도 얻었다.
지난 시즌의 경우 2014년 12월 29일에 재계약 발표가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일주일 이상 늦은 새해 1월 6일에 계약 사실이 발표됐다. 협상 과정 자체가 길어진 것은 아니다. 양 측은 수일 전에 합의를 마쳤고, 단지 서류상의 절차가 남아 있어 발표가 늦어졌다.
이에 대해 두산 관계자는 "1월 초에 계약은 마무리됐다. 니퍼트의 에이전트가 우리 담당직원에게 미국 시간으로 4일 쯤에 계약서를 우편으로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계약서가 오늘(6일) 오전에 도착했고, 구단에서는 오후에 발표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의 발언 역시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김 감독은 지난 5일 시무식 후 가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니퍼트 재계약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야기는 거의 다 된 것 같다. 한국 사람과 결혼도 했으니 별 일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스프링캠프 전까지는 재계약이 될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해 150만 달러를 받은 니퍼트는 한국시리즈 맹활약을 통해 몸값이 동결되기를 원했다. 그러나 구단은 정규시즌에 부상으로 3개월 동안 던지지 못한 것을 근거로 들어 삭감된 금액을 제시했다. 김태룡 단장은 "정규시즌에 3개월간 나오지 못해 삭감 요인이 확실히 있다고 설명해줬고, 니퍼트도 시즌 내내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정규시즌 20경기에서 6승 5패, 평균자책점 5.10으로 부진했던 니퍼트는 처음엔 버텼지만 결국 이 조건을 수용했다. 두산도 니퍼트에 대한 해외 구단의 적극적인 오퍼는 없었지만 포스트시즌 호투를 고려해 120만 달러라는 성의 있는 수준의 조건을 제안했다. 에이스에 대한 예우이기도 했다.
이제 두산은 전지훈련 출발 전까지 세 가지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 고영민과의 FA 계약은 물론 기존 선수들과의 연봉계약, 새 외국인 타자 영입이 남아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셋 다 쉬운 일은 아니다. 구단은 가능하면 스프링캠프 출발일인 15일 이전까지 모든 것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