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이 2016시즌 다시 올라설 것을 선언했다.
양 감독은 6일 잠실구장에서 선수단 신년하례식을 마치고 기자단과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서 양 감독은 “치욕스러웠던 2015년이 반복되지 않도록 할 것이다. 2년 연속 아쉬운 시즌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은 양 감독과 기자단의 일문일답.
지난해 시무식보다 신년사가 짧았던 것 같다. 야구에만 집중하는 한 해가 되자고 당부했는데

“올해 말 좀 아끼려고 한다(웃음). 무엇보다 비장함이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구구절절 이야기해봤자 귀에 들어가는 게 있고 안 들어가는 게 있다. 간단명료하게 이야기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사실 우리 코칭스태프도 그렇고 선수들도 야구 외적인 부분에서 신경을 많이쓰고 흔들리는 부분이 있었다. 가능하면 올 시즌은 다른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야구만 집중하자고 당부했다. 사실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꼭 신년사에 하지 않아도 된다. 전지훈련에서 선수에게 개인적으로 이야기하려고 한다.”
류제국이 새로운 주장으로 뽑혔다. 특별히 기대하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주장은 우리 코칭스태프가 다 볼 수 없는 부분을 볼 수 있는 자리다. 선수단 문제나 선수단에서 잘 못 된 일을 해결하는 게 주장의 역할이다. 보통 주장이 되면 구단이나 코칭스태프에게 무언가를 얻어내려고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가면 제국이와 함께 주장의 역할에 대한 의견을 나누어보려고 한다. 제국이에게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융화되는 모습을 부탁하겠다.”
투수가 주장이 되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다.
“보통은 야수들에게 주장을 많이 시킨다. 하지만 투수라고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 야구팀은 시스템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제국이가 선발 등판하는 날도 괜찮을 것이다. 주장 한 명에게만 의존해서 팀 전체가 돌아가지는 않는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있다. 올해 이전과 다르게 준비하는 게 있다면.
“2016시즌 구상은 했지만, 여러 변수가 나기 마련이다. 갑자기 다치는 부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어제 오늘 1박 2일 코칭스태프 워크샵을 하면서 부상방지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우리가 구상한 부분을 캠프를 통해서 실행하려고 한다. 일단 캠프에서 가장 큰 변화는 저녁 훈련을 없앤 것이다. 사실 마무리캠프부터 저녁훈련을 없앴다. 운동장에 길게 있더라도 모든 것은 낮에 끝내기로 했다. 다음날 훈련을 위해선 저녁먹고 밤에는 편안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자기 스스로 내일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선수들이 큰 부상 없이 마무리캠프 한 달을 보냈다. 스프링캠프서도 저녁식사 이후의 훈련은 없앨 생각이다. 저녁 훈련은 자율적으로 맡기겠다.”
LG의 올 시즌 전망이 긍정적이지는 않다. 하위권으로 분류되고 있는데.
“하위권 전망 감사드린다. 올라가는 모습 보여드리면 된다. 약하다고 하니까 더 준비해서 잘 해보겠다.”
지난해 투수총괄코치를 만들었다가 폐지했다. 올해는 피칭아카데미를 설립, 이상훈 코치가 초대 원장이 됐다. 투수총괄코치와 피칭아카데미 원장 역할의 차이점이 있나?
“지난해 투수총괄코치를 두면서 1,2군 투수 지도에 혼란이 오지 않기를 바랐다. 그런데 이게 코칭스태프 전체 머릿속에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 작년 총괄코치도 어디부터 접근해야 하는지 힘들어하더라. 아직 그 제도는 안 맞는 것 같다고 생각해서 없앴다. 피칭아카데미는 작년에 류택현 코치가 임지섭을 지도한 것과 비슷한 형태다. 이상훈 코치가 신인선수 4명 정도 선별을 해서 전담마크한다. 이 투수들은 투구에 관한 모든 것에서 이 코치의 계획대로 움직인다. 이 코치가 특정 투수에게 라이브배팅을 해야 한다고 하면 2군서 라이브 배팅을 한다. 특정 투수가 경기에 나갈 시점이면 2군 경기에 나가는 일정을 만들어진다.”
외국인투수 한 자리에 대한 진행상황은 어떤가.
“진행상황 아직 없다. 마음에 드는 선수는 여러 명 있는데 지금은 계약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 무조건 잘 던지는 투수가 왔으면 좋겠다. 좌투수 우투수에 대한 편향은 없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젊은 선수의 성장을 바랄 것 같다.
“캠프가면 젊은 선수들은 하나라도 더 보여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시범경기에 들어가면 체력이 뚝 떨어지곤 했다. 올해는 조절을 해주려고 한다. 젊은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에서 시범경기를 치르고, 경쟁하도록 만들겠다.”
뛰는 야구를 강조하고 있는데, 정확히 어떤 모습을 바라는 것인가.
“역동적인 팀이 되는 게 중요하다. 빠른 야구를 한다고 많은 도루를 요구할 수는 없다. 베이스러닝을 4초에 하는 선수를 갑자기 3초로 만들 수는 없는 일이다. 역동적으로 움직이다 보면, 팀 전체가 달라질 수 있다. 이전까지 상대가 우리 팀 한 두 선수만 마크했던 상황이 바뀔 것이다. 선수 한 명만 뛰는 게 아닌, 전체적으로 뛰면서 상대의 허점을 파고드는 야구를 하려고 한다.”
리드오프로 누구를 생각하고 있나.
“1번 타자는 (임)훈이가 맡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캠프를 다 치러봐야 안다. (문)선재가 올라와주면 1번 타자 주인은 달라질 수 있다.”
군에서 전역한 임찬규와 강승호는 마무리캠프에서 어땠나.
“마무리캠프서 찬규는 우리가 부상에 대한 위험을 낮추기 위해 던지는 훈련은 많이 안 시켰다. 체력훈련을 집중적으로 시켰다. 다행히 캠프 끝날 때까지 아무 문제가 없었다. 올 시즌까지는 좀 조심스럽게 등판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찬규가 본격적으로 시즌을 소화하는 것은 조금 뒤로 보류할 계획이다. 승호는 마무리캠프 연습에서 안정적인 모습이 보였다. 타격 훈련을 할 때도 배트 중심에 맞는 타구가 많았다. 화려하진 않지만 안정된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내리고 싶다.”
지금 시점에서 주전으로 정해진 선수가 있나?
“지명타자 자리에 박용택, 유격수 오지환 정도다. 1루수 정성훈, 3루수 히메네스, 2루수 손주인까지도 경쟁에서 우위에 있다. 하지만 주전 자리에 도전하는 선수들의 역량도 많이 떨어지지는 않다고 본다. 정규시즌이 시작돼야 주전이 확실히 정해질 것이다.”
지난해에도 세대교체를 강조했지만, 확실히 이뤄지지 않았고, 팀 성적도 좋지 못했다. 원인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작년은 우리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덜 올라왔었다. 그렇다고 작년에 젊은 선수들이 스프링캠프에서 체력을 다 소진한 것은 아니다. 젊은 선수들의 스프링캠프 오버워크는 예전부터 누적되곤 했었다. 그래서 캠프에서 젊은 선수들을 조절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이는 베테랑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이 좋은 컨디션에서 시즌을 치르는 데에 중점을 두겠다.”
마지막으로 각오 한 마디 부탁한다.
“창피하고 죄송스러운 시즌이 지나갔다. 2015년 같은 시즌이 두 번 연속으로 이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코칭스태프와 충분히 문제를 공유했고, 선수들에게도 잘 전달하겠다. 지난해와 같은 큰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 한 가지 미리 말씀드리면, 이번 스프링캠프에 9번 이병규 선수는 빠진다. 본인과 이야기해서 양해를 구했다. 병규에게 미국 캠프 이후에 기회는 충분히 주겠다고 했다. 병규는 2군 대만캠프에 간다. 대만에서 몸이 잘 만들어지면 오키나와에 합류 할 수 있다.”
한편 LG는 오는 17일 미국 애리조나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 이후 2월 12일 애리조나를 떠나 일본 오키나와로 자리를 옮긴다. 3월 5일 오키나와에서 귀국한 후 시범경기에 들어갈 계획이다. / drjose7@osen.co.kr
[사진] 잠실 =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