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를 마감한 프로농구에서 6강 경쟁은 벌써 끝난 것일까.
남자프로농구(KBL)가 6일 전반기를 마쳤다. 올스타 휴식기에 돌입한 프로농구는 10일 오후 2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주니어팀과 시니어팀이 맞붙는 올스타전을 갖는다. 각 팀은 휴식기를 맞아 전열을 재정비한 뒤 13일부터 정규시즌 순위경쟁을 재개한다.
5라운드가 한창인 프로농구 정규리그는 이미 반환점을 돈지 오래다. 올 시즌 이례적으로 시즌개막이 9월에 한 달이나 당겨지면서 평소 같은 시점보다 훨씬 많은 경기를 치른 것. 보통 올스타전을 기점으로 전후반기가 나눠진다. 후반기에 본격적으로 6강 경쟁이 시작된다. 하지만 올 시즌은 이미 전반기에 6강의 윤곽이 드러나 다소 김이 빠지고 있다.

모비스와 오리온은 7일 나란히 LG와 SK를 꺾으며 1,2위를 달렸다. 상위권과 하위권의 격차가 더욱 더 벌어지면서 전반기가 마감됐다. 팀당 정규시즌 54경기 중 70%가 넘는 38~39경기를 마쳤다. 삼성은 21승 17패, 6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공동 7위 kt와 SK는 14승 24패를 기록했다. 6위와 7위가 7경기차가 난다. kt와 SK가 남은 16경기서 모두 이기면 최대 30승까지 할 수 있다. 삼성이 남은 16경기서 10승을 하면 자력으로 6강에 간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위팀들의 경기력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이들이 6강에 갈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
상위팀들은 6강 대진표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입장이다. 1위부터 6위까지 전력 차가 크지 않아 방심은 금물이다. 반면 하위 네 팀은 올스타 휴식기 후 팀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기 쉽지 않기 때문. 트레이드 마감기한은 이미 끝났다. 외국선수 교체 등 당장 큰 전력보강이 가능한 변수도 없다. 상무에서 최진수(오리온)와 변기훈(SK)이 돌아오지만, 리그 판도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문경은 SK 감독은 “사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기가 쉽지 않다. 사실상 6강은 어렵지만 당장의 1승, 라운드 5승 등 작은 목표를 하나씩 이루다보면 기적이 일어날수도 있지 않을까”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선형 역시 “설령 6강이 좌절됐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프로선수의 자세”라고 다짐했다.
중요변수는 2016 신인드래프트다.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두 팀을 제외한 나머지 8팀이 동등하게 12.5%씩 1순위 지명확률이 있다. 올 시즌 챔프전 준우승팀은 우승도 못하고, 이종현도 얻지 못해 타격이 엄청나다. 일단 챔프전에 올라가는 두 팀은 팀의 운명과 미래까지 걸고 무자비한 혈전을 치러야 할 전망이다.
2013년 드래프트 ‘빅3’로 불렸던 김종규, 김민구, 두경민을 잡기 위해 일부 팀들이 일부러 패한다는 의혹을 받아 논란이 컸다. 이에 한선교 전 총재는 시즌 중 드래프트 확률을 차기시즌부터 동등하게 바꾸는 초유의 제도변경을 했다. 덕분에 시즌 막판 대박 신인을 잡기 위해 일부러 패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전망. 다만 대형신인이 강팀에 입단해 전력 차가 더 벌어지는 결과도 나올 수 있다.

올 시즌 챔프전에 진출하지 못하는 8팀 중 최소 3팀은 국가대표 이종현(22, 고려대), 최준용(22, 연세대), 강상재(22, 고려대)를 잡아 향후 10년 이상을 보장받을 수 있다. 확률은 37.5%다. 나머지 5팀은 전력보강이 상대적으로 열세라 타격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하위권 팀은 남은 정규시즌 최선을 다하고, 팀의 운명을 확률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