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타자는 마땅한 후보 아직 없어
고영민과는 의견 차이, 주전급 연봉협상도 난항
두산 베어스가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35)와의 재계약에 성공하며 마운드 구성을 완료했다. 하지만 아직 중요한 세 가지 과제가 남았다.

두산은 지난 6일 니퍼트와 120만 달러에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니퍼트를 잡은 두산은 리그 최고의 선발 로테이션을 꾸리게 됐다.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 유희관, 장원준으로 5선발 중 4명이 채워졌고, 남은 한 자리를 두고 선발 경험이 있는 노경은, 진야곱, 허준혁, 이현호 등이 경쟁하는 구도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해 팀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우완 셋업맨이 확보되면 노경은을 선발로 준비시키겠다는 생각이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정재훈이 돌아왔고, 아킬레스건이 파열됐던 김강률도 재활에 매진하며 스프링캠프 참가를 준비하고 있어 노경은 선발 전환에 대한 희망은 충분히 가질 수 있다. 한용덕 수석코치는 "긴 이닝을 던질 때 좋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노경은이 선발로 갈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투수진 전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타선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타자 영입은 아직 미궁 속이다. 두산의 고위 관계자는 "마음에 드는 선수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스프링캠프 출발 전까지 시간이 별로 없어 계약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이야기했다. 두산은 포지션 중복 등의 이유로 메이저리그 각 구단의 40인 로스터에서 밀려날 선수들을 지켜볼 계획인데, 스프링캠프 출발일인 15일까지는 열흘도 남지 않았다.
김현수가 맡던 4번 타순을 책임져야 하는 자리인 만큼 외국인 타자 영입은 중요하다. 그래서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야구계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도 "두산이 신중하게 선수를 찾는 것 같은데,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고 덧붙였다. 두산은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타격 능력을 우선으로 보겠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또한 스프링캠프 기간 중에 합류하게 되더라도 크게 문제 없다는 생각이다.
마지막 FA인 고영민과의 재계약도 마무리해야 한다. 고영민 역시 스프링캠프에 가려면 1월 15일 이전에 계약해야 하는데, 협상 상황에 있어 큰 변화는 없다. 구단 관계자는 "계약 기간과 금액에 있어 의견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타 구단의 제안이 없음에도 1월까지 넘어온 것은 분명 조건이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기존 선수들과의 연봉 계약 역시 스프링캠프 이전에 넘어야 할 산이다. 이에 대해 두산 관계자는 "70% 정도 마무리됐다"라고 설명했는데, 연봉이 높은 주요 선수들과의 협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팀이 우승을 하면서 주요 선수들의 기대치가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우승엔 항상 후유증이 따른다. 우승에 기여한 주전급 선수들의 연봉협상 역시 이에 포함된다. 두산은 늘 우승 다음 시즌에 부진했다. 스프링캠프 전에 해결하면 좋을 세 가지 무거운 과제들을 슬기롭게 풀어내야 우승 후 징크스를 풀어낼 수 있다. 외국인 타자 영입을 비롯해 모든 일들을 빨리 처리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최선의 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