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한화 선수들 모두 아프지 않길"
타격폼 변신 시도, 기대 보답하고 싶어
"매년 기대하지만 올해는 그 기대가 더 크다".

한화 외야수 이용규(31)는 2016년 새해 첫 날부터 훈훈한 미담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마지막 날 병원에서 폐렴 진단을 받았으나 입원할 병원을 찾지 못한 5살 남자아이의 가족을 도운 것이다. 당시 아들 도헌군이 아파 병원을 찾았던 이용규는 친분 있는 트레이닝 코치를 통해 입원할 병원을 마련해줬다.
그는 "우리 아들이랑 비슷한 또래의 아이라서 더욱 눈길이 갔다. 병원에서 그 아이 아버님이 통화하는데 입원할 병원을 못 찾으시는 것 같더라. 같은 부모 입장에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 아이 부모님께서 정신이 없으셨을 텐데도 이렇게 글까지 올려 주실 줄은 몰랐다"고 쑥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새해 첫 날부터 따뜻한 소식을 전한 이용규는 2016년에도 그라운드에서 전력 질주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보름 동안 일본 오키나와에서 개인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새해 들어 대전 홈구장에 꾸준히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새로운 타격폼을 집중 테스트하며 다가올 스프링캠프를 준비 중이다.
이용규는 "올해는 부상을 당하지 않고 전 경기에 출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작년에는 나뿐만 아니라 다친 선수들이 많았다. 올해는 모든 선수들이 진짜 부상 없이 건강하게 뛰었으면 하는 게 새해 소망이다"고 밝혔다. 지난해 지독한 부상 악령에 시달린 한화이기에 더욱 이해가 간다.
이용규는 지난해 매우 인상적인 시즌을 보냈다. 왼 어깨 재활을 끝내고 수비에 복귀한 그는 124경기에서 타율 3할4푼1리 168안타 4홈런 42타점 28도루 출루율 4할2푼7리로 맹활약했다. 지난해 7월31일 대전 KIA전에 몸에 맞는 볼로 왼 종아리 근육이 파열돼 20일간 결장한 것이 가장 아쉬운 순간이었다.
2016년 이용규에겐 더 이상 아프거나 부상 없이 풀타임 소화하는 것이 최고다. 이에 그치지 않고 타격폼 변신까지 시도한다. 오픈 스탠스에서 오른 다리를 높게 치켜드는 기존의 폼을 수정 중이다. 좋을 때는 크게 문제없지만 타격밸런스가 안 좋을 때 스탠스가 벌어지고 상체가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함. 3할대 중반의 고타율에도 불구하고 만족 없이 진화하고자 한다.
이용규는 "변신을 계속 시도하고 있다. 하루 2시간씩 타격 영상을 보며 연습 중이다. 성공 여부는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잘되고 있다"며 "매년 시즌 전에는 기대를 갖고 있다. 올해 우리팀은 그 기대감이 더 크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든 선수들이 기대에 맞게 잘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아직 주장이 결정되지 않은 한화에서 이용규는 새로운 후보로 물망에 올랐다. 정근우는 "이제 용규도 주장을 할 나이가 됐다. 팀을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십도 있다"고 기대했다. 이에 이용규는 "아직은 아닌 것 같다. (김)태균이형도 있고, 우리팀에는 고참 형들이 많다. 난 아직 막둥이"라며 조심스러워했다.
새해부터 따뜻하게, 뜨겁게 달아오른 이용규. 그의 2016년 각오에서 한화의 강렬한 결의가 느껴진다. /waw@osen.co.kr